프네우마 대 도서관 : 신의 영역
2015.03.22 11:09

프네우마 대 도서관 : 신의 영역 - 013) 그리핀에서 : 죄의 행진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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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3)



  동생을 잃은 지, 대략 5년이 지나가고 있다. 현재, 펠톱은 마을에 있는 집을 내버려둔 채, 산 속 깊은 곳에서 살고 있었다. 산 속 깊은 곳이라 그래도 마을이 한 눈에 다 보이는 곳에 거주하고 있으니, 그리 깊지도 않다. 그는 필요한 물건들을 스스로 만들었고, 식량도 산에서 모든 것을 해결했다. 칠엽수가 울창하게 하늘 저 위로 솟아있는 걸 바라보며 그늘 아래에서 누워있는 그는 다시 눈을 감는다. 아직도 5년 전, 그 날의 일을 잊혀지지 않고 있었다.


 검은 연기가 솟아나면서 무너진 건물을 꽉 안고서 절대 밖으로 내보내주지 않았고 제 집처럼 활활 타오르는 붉은 불길. 그리고 그, 자신은 정신을 잃었다. 그가 정신을 차린 곳은 자신이 쓰러진 그 소란스러운 길거리가 아니라 평범함과 함께 평온함이 묻어나는 자신의 집이었다. 그는 미세한 구멍이 나는 나무판자로 이루어진 천장을 한참 바라보다 침대에서 자신의 상체를 일으켜 세우고서는 눈을 감았다.

 

 마치 아까의 일을 상기시키려는 듯 해보였다. 그는 눈을 감고서 손에 없는 힘을 다 짜내며 주먹을 쥐고는 입술을 깨물었다. 너무나도 어이없고 무어라 표현할 수 없는 이 기분을 누가 알아주리. 펠톱은 주먹 쥔 손에 힘을 풀지는 않았지만, 감던 눈을 뜨고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의 동생인, 크뤽커가 자신이 없는 동안 이 집을 잘 정돈하면서 살아온 흔적이 보여왔다. 그는 주변을 둘러보더니 지그시 깨물던 입술을 떼고서는 침대에서 일어섰다.



 "아직 움직이지 않는게 좋을거야."



 자리에서 일어나 나름 괜찮아 보였던 그의 얼굴이 자신을 향해 충고하는 말을 꺼낸 누군가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낯설지 않은 목소리의 주인공, 그녀였다. 호수에서 자신을 고민시키게 만든 그 여자. 펠톱은 호수에서 본 모습 그대로 자신의 앞에 나타난 그녀를 향해 걸어가더니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이게 무슨 일이고, 왜 당신이 여기 있냐는 등의 질문과 함께 그녀를 질책하는 눈빛을 잊지않고 내려보았다. 그녀는 펠톱이 자신을 향해 쏘아붙이자, 그의 가슴팍을 두 손으로 밀어버리고는 뒤를 돌더니 입을 연다.



 "아직도 운명을 받아들이지 않았나 보네, 펠톱."

 "내 물음에 대답이나 해, 여자!"

 "성질내지마, 짜증나니깐."


 펠톱은 여자의 말에 더욱 더 화가 난 듯 해보였으나, 여자가 자신을 향해 돌아봄으로써 조금은 억눌렀다. 녹안의 눈동자가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이리저리 굴러간다. 무언가를 생각하는 지, 여자는 아직까지도 대답이 없다. 펠톱은 그녀를 매섭게 내려다보고 있고, 그녀는 자신보다 덩치도 키도 큰 펠톱을 바라보지 않은 채, 그저 눈동자만 바쁘게 굴린다. 한참을 이리저리 굴리더니 펠톱이 크나큰 한숨을 쉬자, 그제서야 눈알을 굴리는 것을 멈추었다.



 "나와 계약한 대가로 너에게 모든 것들을 이야기 해주도록 하지."

 "..."
 "믿거나 말거나 그건 네 마음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녀는 집의 주인이자 동생을 잃은 펠톱을 바라보고는 빨간 목도리가 널부러져 있는 테이블 의자를 끌어다 앉았다. 그리고는 자신의 이야기를 동화처럼 꾸미며 그에게 이야기를 전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이야기를 하는 내내, 그의 화가 난 얼굴은 사라지고 미묘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미묘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은 그녀를 내려보는 그의 모습은 왠지 모르게도 비참해 보였다. 그녀는 이야기가 끝났다는 듯이 입을 닫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펠톱은 자리에서 일어선 그녀의 어깨를 부여잡더니 다시 의자에 도로 앉히었다. 그리고는 그녀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신을 바라보자, 그는 몸을 주춤거리며 그녀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두 무릎 위에 주먹진 고생한 흔적들이 보이는 두 손들이 심히 흔들린다. 그녀의 앞에 무릎을 꿇은 그는 자신이 도로 앉힌 그녀를 향해 고개를 들지 않은 채, 꿋꿋이 꿇어 앉아있었다.



-




 "내 동생이 죽은 이후로, 마을에서는 안 좋은 일들이 연달아 발생하기 시작했고 그 이후로 국가에서는 그리핀을 관광객들을 모조리 출입 금지시켰지. 아마, 내 기억으론 3년 전에 관광지로 변경이 되었을꺼야. 오르디나티오(*메드릴샤의 행정기관 / 메드릴샤 - 현 국가 이름) 에 가면 알 수 있겠지. 그로부터 3년만에 당신들이 처음으로 그리핀을 방문한 거일세. 오랜만에 외부인을 보니 마을 사람들도 기분이 좋을 수 밖에 없을거야."



그가 이야기를 마치자,  머그컵에 담긴 식은 우유를 자신의 목 넘어로 넘겼다. 그리고는 그가 건넨 휴지로 우유가 묻은 듯한 입가를 닦아내고는 자신들에게 모든 걸 터놓은 그에게 질문을 건네었다.



 "아직 저희가 듣지 못한 부분들이 있는데요. 어째서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당신은 그 모습 그대로 우리의 앞에 있는 것이고, 어째서 그 여자와 한 대화내용을 우리에게 말해주지 않는 것이며, 이게 왜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인지 말해주세요."



 "꽤나 열심히 하는 청년이구만, 자네. 자네의 태도가 너무 마음에 드네. 내가 아는 선에서 모든 걸 말해주도록 하지. 우선 자네가 물어본 내 모습을 관련한 답부터 말해주도록 하지. 내가 앞서 말했다시피 나는 어떠한 저주에 걸려있네. 죗값을 치를 수 있는 유일한 저주이자 벌이지. 이 말로 자네들이 눈치챘듯이 내 벌은 끝없는 생명이네. 내 생명은 언제 끊어질지 보장할 수 없어, 아니 영원히 죽지 않을 수도 있네. 차라리 내 영혼은 그대로이면서 환생하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지. "



 "..."



 "두 번째 질문에도 답을 해주도록 하겠네. 그 여자와 한 대화내용은 누구에게도 말해줄 수가 없어. 그녀가 비밀을 보장하길 원했거든.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못하겠지만, 한 가지는 자네들에게 말해줄 수 있네. 그 여자는 자신과 똑같은 녹안의 외부인을 본다면 이 말을 전해달라고 했거든."



 에녹은 자신의 옆에 앉아 허리를 구부리며 난로에 작장을 넣는 펠톱을 바라보는 이웰을 잠깐 의식했다. 3년만에 찾아온 외부인, 거기에 녹안이라. 이웰은 이름 모를 그녀가 말한 조건에 충족하고 있었다. 난로에 장작 4개를 집어넣고는 꼬챙이를 잡아 좀 더 깊숙이 장작을 밀고서는 꼬챙이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자신의 굳은 살들이 집중되어 있는 손가락을 어루어 만지며, 고개를 돌렸다. 그가 향한 시선은 역시 에녹과 같았다.



 "Messías"



 그는 이 말을 이웰에게 건네고 마치 반응을 볼려는 듯 이웰을 유심히 쳐다보았다. 하지만 이웰은 아무런 반응을 내비치지 않았고, 에녹에게 펠톱이 말한 그 단어의 뜻도 말해주지 않았다. 단지 검은 재로 변하는 불 속의 장작만을 바라볼 뿐이었다. 펠톱은 반응을 내비치지 않는 이웰을 보자 고개를 도리도리 짓고서는 장작이 타고 있는 난로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는 이어서 세 번째의 질문에 답해주었다.



 "자네들, 프네우마 대 도서관으로 향하고 있지 않는가?"

 

 "...어째서 그걸."


 "내 이야기는 딱히 자네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어. 하지만 말이야, 자네들이 뭔가를 나에게 이야기 해준다면야 그에 대한 이야기를 말해줄 수 있지. 난 이 한 곳에서 몇 세기를 뛰어넘은 채 살고 있으니 말이야. ...솔직히 말하자면, 오랜만에 외부인을 보니 사담을 나누고 싶었을 뿐일세."



 에녹은 타들어가는 장작을 보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자신의 노트에 적혀진 4개의 힌트를 잇달아 부르기 시작했다. [공동 묘지] , [빨간 백합], [검은 고양이] 그리고 [보름달].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자신들이 조사한 내용들을 한 개도 빠짐없이 그에게 전달했다. 에녹이 그에게 다 이것 저것 자신들이 조사한 것들을 말하며 그는 불타는 난로에 장작을 여분의 3개를 집어놓고 꼬챙이로 좀 더 깊숙한 곳이 아닌 불 주변으로 조금 밀더니 자리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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