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네우마 대 도서관 : 신의 영역
2015.03.08 08:16

프네우마 대 도서관 : 신의 영역 - 012) 그리핀에서 : 피블의 호수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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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



  X세기 583년. 25세인 그는 룹스 지방에서 그리 유명하지도 않은 그리핀이라는 마을 출신이었다. 펠톱 뤼퐁드의 이름을 가진 그는 그리핀에서 조금 동쪽으로 떨어진 '뒤펩'이라는 곳에서 막노동을 하면서 돈을 벌고 있었다. 광산 일, 농사 일, 고기 잡이 등 수만 가지의 일을 접하면서도 그가 막노동을 관둘 수 없는 이유는 하나뿐이었다. 자신의 유일한 가족인 남동생, 토뤽크 뤼퐁드의 학비를 위해서였다. 그는 항상 돈과 자신의 생활을 적어놓은 편지를 토뤽크에게 보내면 그도 펠톱에게 당연하다는 듯이 답장을 했다.



 그렇게 서로 얼굴을 제대로 마주하지 못한 채, 편지만 주고받은 지 거의 5년이 지나갔을 쯤. 어느 새, 그의 나이는 30이라는 나이가 찼으며, 4살 어린 트뤽크의 나이도 26살로 독립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그는 트뤽크에게 그리핀으로 돌아가겠다며 편지를 보내고서는 서둘러 자신의 고향으로 발걸음을 바삐 걸었다. 그리 멀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가깝지도 않은 그리핀과 뒤펩, 그리고 그 가운데에 위치한 '페블의 호수'. 그가 뒤펩을 나서려 하기 전에, 그와 오랜 정을 나누던 한 이가 그에게 충고를 했었다.



 "왠만하면 페블의 호수는 가까이 가지 않는 게 좋을거야. 한 옛날, 어떤 처녀가 자살한 곳인데 그 후부터 별로 좋지 않은 기운들이 올라오거든."

 "충고는 고맙지만, 피블의 호수를 지나지 않는 이상 하루만에 갈 수 없어. 난 서둘러 가야 돼."

 "...조심히 가게나."



 그는 '피블의 호수'에 관련된 옛 이야기를 믿지 않았다. 그저 어린 아이들이나 겁 줄려고 지어낸 이야기겠지.-하고 생각할 뿐이었다. 그렇게 그는 부드러운 흙보단 질퍽거리는 진흙이 깔려진 숲을 지나 벌레들이 바글거리는 웅덩이를 간신히 건너며 '피블의 호수'에 도달했다. 피블의 호수는 다른 호수치고는 물이 그리 맑지 않았고 안개가 꽤나 자욱하게 낀 탓에 앞이 전혀 보이질 않았다. 호수를 건널 수도 없는 상황이 닥치자 그의 눈 앞이 잠시 깜깜해지는가 싶더니 이내 주변을 둘러보았다.



 우선은 짙은 안개의 앞을 내다봐야했기 때문에 밝은 불이 필요했다. 그는 자신의 주변을 둘러보며 마른 나뭇가지를 모았다. 그리고는 땅이 축축하지 않고 마른 곳으로 장작을 가져다 이내 불을 지피기 시작한다. 호숫가는 바람이 전혀 불지 않았다. 바람이 전혀 불지 않은 덕에 그는 나름 빠르게 불을 지필 수 있었다. 마른 장작 가지에 불이 붙자, 그는 두껍고 조금은 길다란 나뭇가지를 구해서는 끄트머리에 불을 붙였다.



 그리고는 주위를 향해 나뭇가지를 휘두르며 앞으로 나아갔다. 고요한 호숫가의 유일하게 빛나는 불. 그는 물가 쪽으로 다가가서는 보이지도 않는 호숫가 너머로 향해 불을 뻗어보았다. 그리고는 아래의 자리잡은 작은 돌을 집더니 호수 저 건너편을 향해 던지는데, 야속하게도 돌이 어디까지 튀어나갔는지 보이지 않을 뿐. 소리만이 들려왔다. 어쩔 수 없이 돌아가려고 하던 찰나, 어느 떨리는 목소리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 "

 "건너고 싶은가 봐."



 그의 팔에 소름이 돋기 시작했다. 아무도 없는 이 고요한 호수에 떨리는 묘령의 여자 목소리가 자신의 귀에 들려오니 자신이 뭔가 홀린 듯 싶어 머리를 세차게 흔들어 보지만 계속해서 들려올 뿐이었다. 그는 주위를 둘러보며 자신이 손에 쥐고 있는 불을 휘둘렀다. 하지만 목소리의 주인공의 모습을 전혀 볼 수 없었다. 그는 바짝바짝 마르고 있는 자신의 입술에 침을 뭍이고는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에게 말하는, 모습을 들어내지 않는 상대방을 향해 물었다.



 "어디야. 어디서 나에게 말하는 거야."



 그의 물음에 여자의 목소리가 잠시 끊겼다. 더 이상 목소리가 들려오지 않자, 그는 다시 주위를 둘러보며 자신의 손에 든 불을 휘둘렀다. 그리고 그 휘둘린 가운데 나타난 한 여자. 아무런 무늬 없는 길다란 남색의 엠파이어 드레스를 입고 있는 금발의 여자가 서있었다. 그녀는 그를 향해 다가오더니 이내 웃으며 그를 향해 물었다.



 "저 호수를 건너고 싶지 않아? 나라면 저 호수를 건너게 할 수 있어, 어때? 나와 거래하지 않겠어?"

 "...무슨 말이야. 것보다 대뜸 나타나서 그 말을 하고 나보고 믿으라고? 그리고 무슨 거래야, 나는 너와 지금 처음 만났어. 것보다 너 대체 어디서 나타난거야?"

 "질문이 너무 많으면 일일이 대답하기 귀찮아. 것보다 저 호수 건너고 싶지 않아?"


 
 그는 그녀의 말에 어이가 없었을 뿐더러, 자신의 질문에 답해주지도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는 그녀의 태도에 조금은 화가나서 갑작스레 나타난 그녀를 향해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 "내 질문에 대답하고 말해!"-] 그가 화를 내자 웃으며 말하던 그녀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러더니 태도를 바꾼 듯, 그를 향해 다가오더니 아까와는 다르게 웃으며 그를 향해 말한다.



 "트뤽크 뤼퐁드에게 가봐야 하지 않을까? 그의 일생은 앞으로 대략 6시간 남았어, 남자. 네가 나에게 무어라 할 상황이 아니란 말이야."



 그녀의 말에 그는 몸뚱아리를 돌려 그녀와 마주섰다. 녹안인 그녀의 눈동자는 맑고 왠지 모르게 씁쓸함이 그에게 보였다. 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녀가 하는 말이 사실이라면 당장 이 호수를 건너서 트뤽크에게 달려가야만 한다. 하지만 만약, 그녀가 거짓을 고한다면? 처음 보는 그녀에게서 뜬금없이 전해들은 저 거짓같지도 그렇다고 진실같지도 않는 말을 덥석 믿거나 믿지 않게 된다면 자신은 어떻게 될까. 이렇게 그가 깊이 고심에 잠겨있을 때 쯤,  그녀가 한 번 더 그에게 물어왔다.



 "자신과 상의하지마, 남자. 그저 너의 본능의 충실해. 너의 본능이 내 말이 사실일 것 같다면 그건 사실이 될 것이고 그 반대로 거짓일 것 같다면 그건 거짓이 되는 거야. 한 번 잘 생각해봐"



 그녀의 말에 그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별로 믿고 싶지 않은 이상한 여자지만 뭔가 트뤽크에게 무슨 일이 생길 것 같은 마음이 너무나도 크게 끌리는 바람에 호수를 건너야겠다는 의지를 가지고야 말았다. 그는 가만히 호수를 지켜보는 여자를 향해 [ "너의 말은 별로 믿고 싶지 않지만, 너의 말대로 내 본능이 네 말을 사실이라고 받아들었어. 그러니 난 저 호수를 건너야해." ]라고 말하자 여자는 고개를 돌리지 않고 호수를 바라보더니 따라오라는 듯이 먼저 발걸음을 천천히 옮긴다. 그녀가 먼저 걸어가자 그도 아무 말없이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 그리고는 그녀가 낡은 밧줄로 묶여져 있는 나뭇배에 멈추자 그도 따라 멈추었다. 그제서야 남자를 올려다보는 여자. 그녀는 그를 향해 웃는다.



"한 번 더 기회를 줄게. 호수를 건널래?"

"...미안하지만 이미 건너야겠다고 마음 먹은 건 물릴 수 없겠는데."



 그녀는 나뭇배에 올라타라며 손짓했고 그녀의 손짓에 그는 아무 말없이 배에 올라탔다. 여자는 낡은 밧줄을 풀더니 이내 풀린 밧줄을 호수에 버려버리고는 자신도 배에 올라탄다. 그녀가 올라타자 노도 없이 서서히 움직이는 배에 의해 놀란 그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노를 젓는 듯이 손을 움직이고 있었는데, 그가 자신을 쳐다보는 것을 알면서도 그를 보지 않고 짙은 안개 속에서 유일하게 보이는 물만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한참을 아무 말없이 배 위에서 보내더니 드디어 입을 여는 여자.



 "펠톱 뤼퐁드, 나와의 거래가 성사되었어. 너의 다짐대로 나는 널 그리핀으로 돌려보내줄거야."

 "...거래라니?"

 


여자는 노를 젓던 손짓을 그만두고서 자신의 무릎에 손을 내려놓는다. 그리고는 자신의 머리를 귀 너머로 넘기더니 그를 보며 웃는다. 그제서야 뭔가가 잘못된 것을 감지한 그는 자리에서 일어서지만 사방이 안개에 쌓였고, 깊이를 알 수 없는 호수 탓에 그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그에 의해서 출렁거리는 나뭇배. 웃던 그녀는 그가 앉자 뭔가를 설명해주겠다는 듯이 다시 입을 열었다.



 "이 호수를 완전히 넘으면 트뤽크 뤼퐁드는 6시간 밖에 살지 못하지, 참으로 안타까운 남자야. 그리고 너는 벌을 받게되는데 그 벌은 너무나도 끔찍해서 내가 말을 할 수 없을 정도야."

 "무슨 터무니없는..."

 "...터무니 없는 소리가 아니야. 넌 그저 벌이나 받고 있어, 펠톱."



 그녀의 말에 그는 당황스러워 그녀에게 달려들려고 일어섰지만, 그녀가 먼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는 앞을 검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데, 그녀가 손가락으로 앞을 가리키자 고개를 돌린 펠톱. 그리고는 그녀는 어디론가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그녀가 사라지고 몇 분 뒤에서야 한 호숫가에 배가 정착했고, 불안하게 말한 그녀의 말이 머릿속에 맴돌아 서둘러 집으로 뛰어갔다.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는 생각도 하지 않은 채, 무조건 아래로 내달렸다. 달리고 달리고, 돌부리에 넘어져도 달렸고 자신의 다리에 가시가 한움큼씩 꽂혀도 계속해서 달려갔다.


산에서 내려온 지, 겨우 3시간. 침착성을 잃은 탓에 자신도 잘 알고 있던 산 지리를 까먹어버리면서 산 한 바퀴를 내달리고 내달린 것이었다. 산에서 내려오자 마을로 들어서니, 무언가 크게 일이 일어난 듯이 인파가 모여있다. 그는 서둘러 그곳으로 뛰어가더니 한 사람을 붙잡고 말을 걸었다.



  "이게 대체 무슨...일입니까."

  "..그..!! 펠톱! 언제 돌아온 건가!!"

 "...방금요... 것보다..이건 대체..."


 "저번 주부터 짓고 있었던 약국인데, 오늘에서야 문을 열었지만 부실 공사인 탓인지 3시간 전에 무너져 버렸어. 안에는 생존자가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태고. 일단은 소청의 투툼(*룹스 지방의 소방처.)에게 연락을 한 상태지만 무슨 일인지 아직까지 오지 못하고 있네. 게다가 안에는..."

 "뭡니까..?"

 "...자네 동생, 트뤽크가 있어. 얼마 전부터 약국에서 일하게 됬다고 동네방네 소문을 냈었거든. 오늘부터 출근이어서 그렇게 신ㄴ...."



 그의 눈 앞이 깜깜해졌다. 온 몸에 힘이 빠지고 바닥에 주저앉아버렸다. 주위 사람들의 말들과 행동이 들어오지 않는다. 그런데 이 와중에 이상하리만큼 눈물이 나오지 않는다. 눈물을 아무리 지어짜봐도 나오지 않고, 소리를 질러봐도 눈물이 나오지 않는다. 가슴을 부여잡아봐도 심장만 열심히 두드리고 있을 뿐, 절대 눈물이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남자는 하얗게 된 세상에서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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