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10 06:00

[단편]풍선 (하)

조회 수 3174 추천 수 0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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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전부터 나가지도 않는 회사의 출근시간에 마춰 놓은 알람시계가
내 귀를 자극했다.
6시30분
짜증 난다는 생각보다 난 안도감이 들었다.
회사의 부도처리후 그리고 내 생명이 한달이 남았다는 것을 안후로
난 매일 무엇인가에 쫓기고 마지막에 내몸을 찢어발기는
그 무엇인가가 나오는 악몽을 꾸지 않았던 것이다.
그 악몽때문에 난 나가지도 않는 회사출근 시간에 알람을 마추어 놓고
일어났던 것이었다.
배가 고팠다.
어제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했음을 기억해내고
김치찌게를 만들고 냉장고에 있던 젓갈종류를 꺼내 밥을 먹었다.
설겆이를 하고 샤워를 한후 언제나 처럼 아침뉴스를 봤다.

어느덧 시간은 10시가 되가고 있었다.

옷장에서 내가 가지고 있던 옷중 그나마 제일 젊어보이는 케쥬얼 스타일의
옷을 고르기 시작했다.
반팔티셔츠에 청바지 선글라스 그리고 머리에 왁스
외출준비를 끝내고 거울을 바라보았다.

"너  아직 살아있어.그리고 이렇게 멋지자나"
거울속의 날 보며 어색한 미소를 날렸다.
택시를 타고 도착한곳은 나에게 사망선고를 안겨주었던 병원 정문이었다.
일주일전 날 진찰했던 의사는 포르피린병이라는 병을 앓고 있다고 말을 해주었고 그후 2일뒤 다시 정밀검사를 받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 그 검사 결과가 나오는 날이었다.
예약이 돼있던 관계로 난 도착하자마자 바로 그때 그 의사를 만날수 있었다.
아주 심각한 표정으로 나에게 예길했다.
그 예기의 결론은....

'죄송합니다....오진이었습니다. 당신은 건강합니다."

로 압축되었다.
그리고 죄송하다고 굽신굽신 대며 연신 땀을 딲는 의사를 뒤로한체
난 병원을 나섰다.

난 살아있다.난 병원을 나와 집앞 대문앞에서 이렇게 외치고 말았다.
기쁨의 눈물만이 흘러내렸다.
한달 가량 난 취업준비에 바빴다.
오진이었다는건 내 삶의 헤프닝쯤이라고 생각해버렸다.
그리고 날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해준 계기라고 생각했다.
또 다른 중소 회사에 취직하고 매달 월급에서 부모님께 용돈을 붙여드리는걸 잊지 않았다.
어찌된 일인지 오진 사건이후로 난 행운의 연속이었다.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아 프로젝트의 팀원으로 들어갔고
곧 팀장이 되버렸다.
그 프로젝트가 끝나가는 6개월이 되가는 시점에 난 과장이 되었다.
회사 일각에서는 낙하산이니 사장 아들이니 하는 소리도 들렸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점점 생활이 안정권에 들기 시작했고
날 생각해주는 착한 여자와 만나 연예도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직접 공장을 돌며 물건 품질관리에 신경을 쓰고 직원들의 말에도 귀를
기울였다.
시장조사마저도 발로 뛰며 직접 하려고 했다.
낙하산이라든가 사장 아들이라는 소리는 잠잠해지기 시작했다.
회사를 다니면서  회사의 주식을 사놓았다.
아직 초창기 중소기업이라 주식값이 그렇게 비싸지도 않았지만
난 이 회사가 조만간 유명해질거라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난 3년간 연예하던 그녀와 이번달에 결혼을 할것이고
다음달이면 부장으로 승진하게 된다.
이보다 행복할수는 없다.
라고 생각한순간 한차례 폭풍이 다가왔다.
결혼하고 부장으로 승진된 다음달이었다.
산업 스파이로 인해 우리의 새 프로젝트가 다른 회사로 유출되고
우리 회사 기대작으로 손꼽혔던 부품에서 중대 결함이 발견되고 말았다.
주식값은 폭락했고 회사는 이미 다른곳으로 넘어갈지도 모른다는
말이 돌았다.
부품 결함에 매달리고 새로운 부품의 연구를 가속화시켰다.
3년간 다니며 모아온 월급과 프로젝트때마다 성과급으로 받았던 돈들을
모아 난 미친듯 회사 주식을 사들였다.
뭔가 미친듯이 말이다.그러나 이상하게도 난 이 회사가 망할거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걱정 스럽게 보던 그녀도 이내 나를 믿어주었다.
아니 믿을수 밖에 없었을것이다.
부모님에게 까지 손을 벌렸다.
아무말없이 내가 보내드렸던 용돈을 저축해둔 통장을 보내오셨다.
그리고 자신들이 힘들게 벌은 돈마저 보태어 이 못난 아들을 응원해주셨다.
액면가보다 더 싸게 처리된 이젠 휴지조각보다도 못한
주식을 사들이면서 더더욱 부품결함과 새로운 부품의 연구에 박차를 가했다.
내 모습에 끝까지 곁에 있어준 회사동료 후배들도 있었지만
그새 다른 회사로 옮겨버리거나 퇴직해버리는 사람들또한 많았다.
노력의 결실인가..
4개월만에 난 아니..
남은 우리들은 회사를 다시 일으키고야 말았다.
새로운 엔진부품의 연구가 성공했다.
대기업에서 잇단 러브콜이 들어왔다.
그리고 그뒤 한달동안 부품결함마저 고치고 더 보강한 부품마저 만들게 되었다.
우리는 9개의 엔지부품 특허기술을 가진  건실한 중소기업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우리의 전쟁같은 6개월이 끝나가고
간만에 돌아온 주말 저녁 난 비로소 집에서 그녀와 편하게 잘수 있었다.

다음날 경제 신문 1면을 장식한 우리 회사 내용을 바라보며
난 웃음을 지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터무니 없는 내 자신감은
도대체 어디서 나왔을까 하는 의구심과 함께.

그러나  난 곧 3면에 작게 난 기사와 함께 경악하지 않을수 없었다.
그전 회사의 사장P씨의 의 모자이크 처리된 모습과 함께 나온 기사에는

회사의 모든 재산을  그때 당시 부인으로 있던 K모씨와 짜고
K모씨의 명의로 돌려놓은후 이혼상태에서 고의 부도를 낸 P씨가 K모씨가
연락을 피하며 만나주지 않자 노숙생활을 하며.....
K모씨에게 협박전화........(중략)
이를 두려워 하던  K모씨로부터 살인을 사주받은 J씨와 L씨가
P씨를 살해후 차에 태워 유기하려다 경찰의 불신검문에 걸리자 L씨는
달아나고 J씨는 현장에서 잡혀 K모씨의 사주임이........(중략)
P모씨는 회사 부도 처리후 잠적 한동안 모습이 나타나지 않았으나
도박에 한동안 빠져.....(중략)

잘먹고 잘살것만 같던 욕심많은 전 사장의 죽음이 어의 없었다.
언제나 당당하고 욕심이 많아서 그렇지 모든 일을 그는 자기가 해냈던것 이상으로 해냈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저런 결말은 생각도 못했었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이만큼 살고 있으니 죽은 사람에 대한 약간의 예의일수도 있을것이다.
더이상 생각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어차피 그때의 일은 과거일뿐 난 지금 행복하지 않냐고 자문했다.
그러나 왠지 씁쓸하다.....

어느덧 회사는 빠르게 커가기 시작했다.
부품 만들던 회사에서 이제는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로 커져버렸다.
부모님도 내 근처 집으로 이사오셨고
우리부부에게도 아들이 생겼다.
행복하다...
꼭 내가 살아야 될 인생이 아닌거처럼 행복하다.
갑자기 예전 자취하던 집근처에 있던 공원이 떠올랐다.
왜 그 공원이 떠올랐는지 모르겠다.
실직에 갑자기 오진이라고 밝혀졌지만 내가 시한부인생까지
겹치게 됐을때 가장 힘들어하고 가장 슬퍼하던 곳이었기 때문일까
갑자기 그곳에 가보고 싶어졌다.
집으로 가던 차를 돌려 그공원으로 향했다.
도착했을때는 이미 해가 저물어 저녁놀이 공원 나무사이로 불그스름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때는 내 인생의 막장처럼 후덥지근한 무더운 여름이었는데
지금 다시 온 이곳은 가을의 향취를 느끼게 해주었다.
가로수는 노란 단풍을 뽑내고 있었다.
지금 내 기분처럼 말이다.
날이 어두워지고 달이 뜨자 그때와는 다르게 가로등이 모두 불을 키고 있었다.
조금만 더 있다 가야지 라고 생각했을때
인기척을 느꼈다.
수레 소리가 들렸고 내 기억 어디에선가 이공원에서의 기억을 끄집어냈다.
꿈이라고 생각했던 수레 끄는 할아버지
꿈이 아니었구나 라고 생각하며 뒤돌아본순간
그때 그 당시 모습 그대로 그 할아버지가 나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난 너무 반가워 웃음이 나왔다.

"아 오래간만입니다.어르신 그동안 잘계셨는지요 "

인사를 하는 모습에 할아버지는 웃으며 대답했다.

"허허허 그래 행복하게 잘 살아왔는가?"

마치 어제 보고 다시 본것처럼 그렇게 인사를 받아주신 할아버지의
대답은 왠지 모르게 의미심장하게 들렸다.

"네...지금 행복합니다. 꼭 제 삶이 아닌거처럼...제가 살게 아닌거처럼..
행복합니다...."

그때와는 다르게 난 내 속마음을 표현했다.
할아버지는 이번에는 담배를 달란 말대신 자기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어 불을 붙였다.

"허허허 자기가 살면서 자기게 아닌거 같은 인생은 없는거네
남의 인생이 자기 삶에 들어와도 그건 남의 인생이 아니라 자기 인생이거든 허허허허  지금 당장 힘들다고 괴롭다고 남은 인생이 얼마나 화려한지 모른체 고작 돈 몇푼에 자기 나이를 저 딴 풍선에 내팽개쳐 버리고 당장의
이익만을 보려하는 사람들에게 가는 인생보다야 낫지 않겠는가 허허허"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담배를 비벼 끈 그 할아버지는 손수레를 다시 잡았다.
그리고 멍해진 날 쳐다 보았다.

"내가 재밌는 예기 하나 해줄까? 예전에 일부러 부도내고 지마누라한테
사기당하고 그지 같이 사는놈이 있었지 그늠 딱 1년만 그 고생하면
다시 재기 할수 있는데 그걸 못참고 도박에 빠져서 자기 나이를 운명을
팔아버린거야 30년어치를 말이야 껄껄껄 그거 판돈으로 또 다시 도박하고 그늠 자신은 한 100년 살줄 알았나봐 허허허 30년 팔아버리고 4년을 비참하게 살다가 갔지 그늠이 보라색을 좋아하더라고 허허허  그거 우쨌냐고?"

동화같은 이야기에 벙쪄버린 내표정이 재미난듯 그 할아버지는
내가 마치 질문이라도 한듯 물어오셨다.

"어 그거 나한테 담배한갑에 돈 만원 준 젊은이 줘버렸어 허허허"

할아버지는 그말 한마디를 남겨놓은체 나무 사이로 떠나버렸다...

 

 


ps.아 왠지...처음 의도와는 다르게.... ㅠ.ㅠ

  • ?
    Rafale 2009.02.10 19:03
    아아..왠지 여운이긴 글이넹....
  • ?
    Radwind 2009.02.10 21:32
    ~_~
    (왠지 저 할아버지,, 무서워)
  • ?
    티요레 2009.02.11 01:35

    댓글 감사합니다 ^^; 졸작에는 리플이 안달리는줄 알았다는 ㅋ
    더 길게 쓰려다가 마지막부분을 아무리 애써도 머리속에서 당최맴도는대로 안나오더군요.
    거기서 더 길게 썼다가는  왠지 글이 더 이상해질거 같아서 ^^;;;;

  • ?
    바람의 성흔 2009.02.13 00:51
    우아 되게 잘만들었네요 ;;;

    권선징악도 나타내는것 같고

    노력이 곧 재산이다도 나타내는것 같고...

    특히, 오진입니다에서 좀 놀랐습니다 -ㅅ-;;

    전 그냥 생을 몇일 안남긴사람이 마지막에 따뜻한 사건하나 일으키고 죽는건줄 알았거든요.

    성공하는것도 보기좋구 -ㅅ-;;



    p.s 더보고싶네요 =ㅅ=;;

    나도이런거 써봐야할텐데;;

    p.s2 그니까 제말은 -ㅅ-;; 뒷내용 즉 풍선과 앞내용 오진 그리고 풍선의 바람을 먹는것.

    아주 잘 매끄럽게 이어지는것 같아서 놀랐다는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 ?
    티요레 2009.02.13 01:39

    성흔님 감사합니다 ^^; 리플이 힘이다 라는 게 절실히 느껴지네요 와 ㅎㅎ지금 다음편 글 준비하고 있습니다.
    퇴고 작업준비 중인데 ^^;;; 글쓰는건 힘든 작업이지만 리플보는게 더 힘든 거 같네요 ㅎ
    아 그리고 오진입니다 부분에서 어떤점이 놀라셨다는지;;;;;; 표현이 이상했나요?^^;;;;;

  • ?
    티요레 2009.02.14 02:49

    아 ^^;;;칭찬 감사합니다 ㅎ

  • ?
    티요레 2009.02.15 01:25

    운영자님이 올린 규칙을 봤었는데 ㅎ;;제 글에는 악플 환영 합니다.
    단 글은 이렇게 저렇게 써야한다는 말만은;;;;; 글은 각자의 개성이라고 생각합니다..이거빼고는 맘에 안드시는거 있으면
    언제든지 글 올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