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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편의점으로 가 담배를 샀다.
근 3년 가까이 끊었던 담배를 한대 물었다.
구름한점 없고 잔바람 역시 불지 않는 무더운 여름이다.
라이터를 찾으려고 주머니를 뒤지는 내 손이 심한 추위라도 겪은듯
떨리기 시작했고 앞주머니 뒷주머니 다 뒤졌지만 라이터는 나오지 않았다.
담배만 사고 라이터를 사지 않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10여분을 그렇게 불도 붙지 않은 담배를 입에 문체 떨림이 멈추지 않는 손...
아니 이제는 몸까지 부들 부들 떨렸다.
남은 기간 난 뭘해야 하나.....하는 막막한 생각마저 들었다.
내 나이 이제 서른....
가난했던 어린 시절..하나밖에 없는 자식이라고 자신들 못배운거
한탄스럽게 생각하시며 자신들은 못입고 못먹어도 못난 자식만큼은
공부 시켜야 된다며 뒷바라지 해주시던 부모님을 떠올리니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왔다.
한달전 회사가 부도처리가 나 사장은 도망가고
직원들은 모두 뿔뿔히 흩어졌다.
그리 크지 않은 회사였지만 자동차 부품관련 중소기업으로서 기대를 받던 회사였는데....
사장이 너무 욕심을 부리지만 않았다면....
모든 재산을 자기 부인 명의로 돌리고 일부러 부도를 내버렸다....
이제와서 사장 욕을 하면 뭘하겠는가...
일주일전 병원에서 선고받은 난..앞으로 한달밖에 살지를 못하는데...

왜 나에게 이런일이 생기는지....
내가 죽는것보다...죽고 난후 우리 불쌍한 부모님 어떻해야 할지....
머리속이 혼란 스럽다...

벤치에 힘없이 앉아 두 무릎 사이에 머리를 파뭍었다.
왜 죽을때가 다 되서 부모님을 떠올리는 것인지...
이때까지 난 무엇을 한것인지...
살고 싶다....살고 싶다....살고 .....싶다......
눈물이 주루룩 흘렀다.

아침부터 한끼도 먹지 못한체...
눈을 뜨니 그 벤치 그대로 하늘엔 둥그런 달만이 날 보고 있었다.
시계를 보니 10시 10분이었다.

분명 여기도 공원인데....
아침부터 사람 구경을 못한거 같다..
아니 있었는데 내가 신경을 안쓴 탓인가....
가로등마저 몇개 깨져 어두운 이 곳....
더운 여름이었음에도 을씨년 스러웠다.

휘청대며 자리에서 일어나 집으로 가려는 순간 나무 사이로 무엇인가
내쪽으로 오고 있었다.
점차 내쪽으로 다가서는 사람은 거지인듯 보였다.
수레를 끌고 오는 할아버지였다.
수레에는 색색이 여러 풍선을 넣고 거지인듯 보였던 그 할아버지는
꽤나 반듯한 검은색 정장을 차려입고 있었다.

그 모습이 꽤나 웃겼을듯 하지만 난 그때 웃지않았다.
아니 그냥 무관심해졌는지도 모른다.세상모든일에.

할아버지를 지나쳐 가려고 했다.

"이보게 젊은이, 자네 담배 있으면 한가치만 주게나."

멈추어선 나는 할아버지를 쳐다보았다.
느릿한 손으로 아무 감정없이 윗주머니에서 담배를꺼내
할아버지에게 통째로 드리고 나도 모르게 지갑에서 만원짜리 한장을 꺼내
같이 건내드렸다.
인사를 꾸벅한후 뒤돌아섰다.
할아버지는 지긋이 나를 쳐다보았다.

"젊은이.고마우이.어디 가는 길인지는 모르겠지만
담배 한대 태우고 가세나."

머뭇거렸다.
아무리 모르는 분이라도 어른이신데 어떻게 맞담배를 필수 있겠는가.
이런 생각을 알아차리기라도 하신든 나에게 손짓을 하시며 벤치에
걸터 앉으시는것이었다.
어차피 집에 가도 할것도 없고 잠은 더더욱 자기 싫었다.
만날 사람도 없었기에 난 그 할아버지 옆에 앉았다.

"거 말이 없는 젊은이구만.허허 무슨  일 있는가?"

하시며 내가 드렸던 담배곽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무시고는 불을 붙인후
나에게 담배 한가치와 라이터를 건내주었다.
다시 또 머뭇거렸다.

"괞찮어. 요새 사람들이 노인들이 있건 없건 담배 피는데 신경이나 쓰는거
그냥 없다 치고 피게나 허허 그냥 밤길에 지나가던 사람이라고 보면 되지
허허허 예의바른 젊은이구만"

낮에 피지 못했던 담배여서 일까...
난 거절하지 못하고 담배에 불을 붙였다.

그때서야 난 그 할아버지를 다시 보게 되었다.
수레에 있는 풍선들...색깔도 가지각색이며 크기도 모두 달랐다.
할아버지를 똑바로 쳐다보려 해도 얼굴이 보이지가 않았다.
어두운 밤그늘에 모자를 쓴 탓이라 생각했다.

"죄송합니다.어르신...어르신앞에서 담배나 피우고...."

미소짓는 아니 그렇게밖에 느낄수 없는 모습으로 할아버지는
웃으셨다.

"허허 어르신이라 허허허허 그리고 괜찮대도 세상사 지나가는 인연
다 같은 나그네인것을 먼저오고 나중에 온것 차이 이거늘 그런거 하나하나
신경쓰면 제명에 못산다네 허허허허"

할아버지에게 라이터를 돌려주었다.
전...이미..... 죽어가고 있습니다..
담배연기를 내뱉으며 혼자 생각해버렸다.

"허허 자네한테 담배와 만원을 받았으니 나도 뭔가 하나 해주고 싶은데
허허 저 풍선 하나 가지시려나?"

풍선.... 풍선...풍선이라...
웃음이 나올거 같았다.방금 전까지만 해도 모든걸 체념한 나였는데...
할아버지 앞에서는 웃을수 없었다.

"아닙니다.어르신...괜찮습니다."

고개를 끄덕거리며 할아버지는 다시 나에게 말했다.

"하나 가져가게 내가 하나 골라주고 싶지만 자네가 한번 골라보게나 허허"

꼭 손자한테 뭐하나 해주고 싶어하는 말투였다.
난 마지못해 일어나 수레로 가까이 갔다.
그리 크지도 작지도 않은 보라색 풍선이 눈에 들어왔다.
그걸 손에 꼭 쥐고 할아버지를 쳐다봤다.
여전히 할아버지는 웃으며 날 쳐다보고 계셨다.

"자네 그 풍선을 열어서 그안에 담긴 공기를 마시게나 허허허"

손자 녀석 재롱을 생각하시는가보다.
나도 모르게 풍선을 열어 풍선안의 공기를 마셔버리고 말았다.

"허허허 다음에 또 봄세~ 아참 담에는 풍선 안줄거네 허허허허"

어느새 수레손잡이를 잡으신 할아버지는 들어왔던 나무사이로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난 바람이 빠진 풍선을 바라보며 벤치에 다시 걸터앉았다.
또 다시 고요함...적막함이 날 깜싸안았다.

지나가던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가 들린다.
무릎에 파뭍었던 얼굴을 들어 시계를 봤다.
10시 12분

꿈인가

내 손에는 커녕 주변에도 바람빠진 풍선따위는 보이지 않았다.
너무 오래 앉아있었던 탓인지 일어섰을때 어지럼증에 약간 휘청댔다.
금방이라도 쓰러질듯한 힘없는 내다리를 끌어 난 집으로 향했다.
집앞 편의점이 보였다.
편의점에 들러 라이터를 사고 나와 담배를 피기 위해 주머니를 뒤졌다.

아까 공원에서 흘린 모양이다.
다시 편의점으로 돌아가 담배를 샀다.

이상하게도 아까보다 우울하지는 않았다.

(다음편으로 ㅎ)





ps. 드림노트 다운받고 맨날 눈팅만 ^^;;;
첫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많이 민망하네요 ㅎ
드림노트로 쓴 첫 작품이라 원래는 이글이 먼저가 아니었지만 ㅋ
드림노트를 제작해주신 인형고양이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 수고하셨습니다.

  • ?
    인형고양이 2009.02.10 02:59
    제가 드림노트를 만들고 배포하면서 가장 기쁠 때가, 드림노트가 다른 분들께 글쓰는데 도움이 되었다는 말을 들을 때 같네요.

    티요레님 감사합니다 : )
  • ?
    티요레 2009.02.15 01:25

    운영자님이 올린 규칙을 봤었는데 ㅎ;;제 글에는 악플 환영 합니다.
    단 글은 이렇게 저렇게 써야한다는 말만은;;;;; 글은 각자의 개성이라고 생각합니다..이거빼고는 맘에 안드시는거 있으면
    언제든지 글 올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