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4.15 03:58

사막의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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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막으로 여행을 떠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소년을 발견했다.
새하얀 머리카락에 붉은 눈.
사막을 걷다가 발견한 오아시스에, 소년은 있었다.

 

사막의 오아시스에 발을 담군채 하늘을, 하늘위에 날아다니는 독수리를
그 눈에 담으려는 것처럼 이리저리 움직이는 눈동자.

 

여행길이었고, 거기다가 꽤나 중요한 물건을 가져다 주는 길이라 한번 보고
말을 걸지 않고 지나쳤지만 그 순간은 내 머리속에 너무나 확실히,
마치 그림처럼 내 머리속에 떠오른다.

 

 "알비노인가."

 

 "응....?"

 

내 중얼거리는 말에 동행자인, 나보다 나이가 2살 많은 형이 내쪽을 바라본다.
그 사막을 건넌 이후, 물건을 전달해주고 필요한 물건을 사고 집으로
돌아가려는 길에 만난 형.

 

그 뒤로 여러가지 도움도 많이 받았고, 같은 나라 사람이기도 하며
떠난지 10일째인 이날까지 많이 친해져 이제는 진짜 친형같은 느낌이 든다.

얼굴을 두건으로 가려서 잘 안보이지만 얼굴에 화상을 입었다고 하니
안보는게 나을것 같아 신경쓰지는 않는다.

 

마을을 떠나기 전 식인종에 대한 소문을 듣긴 했지만....
그 식인종이 이 형이라면 이미 난 죽었겠지.

 

 "방금 뭐라고 했어?"

 

 "아, 알비노라고."

 

 "알비노? 알비노가 왜나와?"

 

형의 말에 나는 살짝 웃으며, 이야기한다.

 

 "그 왜, 내가 말한거 있잖아. 오아시스의 소년"

 

 "응? 아, 그렇지."

 

 "이대로 돌아가는 길에 다시 만날 수 있으려나..."

 

 "글쎄. 더위먹어서 그런거 아냐?"

 

 "그럴수도 있겠네."

 

-팡팡

 

 "아파!"

 

 "아하하하. 벌써 더위먹으면 어떻게하냐."

 

내 등을 강하게 두번 내려친 형은 걷던 걸음을 멈추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마을은 아직 멀었네."

 

 "그러게."

 

 "오늘은 이만 쉴까?"

 

 "아, 그렇지. 곧 해가 질것 같기도 하고."

 

 "그래. 사막은 해가 빨리 진다고. 거기다가 온도차도 심하니까 미리 준비하자."

 

 "응."

 

형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고는 야영준비를 한다.
텐트를 치고, 얼마 안있어서 해가 곧 진 뒤 동그랗고 새하얀 달이 나타난다.

 

 "다됐다. 난 식사준비 하고 있을게. 조금 있다 들어와."

 

형이 내 머리를 톡 치고는 텐트 안으로 들어간다.

 

 "응."

 

대답해주고는 주변을 둘러본다.

 

 "역시 그건 더위먹었나. 으으, 추워."

 

혹시나 있지 않을까, 해서 두리번거렸지만 그 소년은 보이지 않는다.
아니, 이 추위에 그정도 되는 어린 소년이 홀로 있을리가 없겠지.

 

 "들어가야지."

 

온몸이 부르르 떨려서 텐트로 들어가려는 찰나.

 

-스르륵

 

 "어....?"

 

하얀색의, 무언가를 보았다.
그것을 본 방향을 바라보니...

 

 "소년....?"

 

그때 오아시스에서 보았던, 새하얀 머리에 붉은눈을 가진 소년이.
멀리서 내쪽을...아니, 나를 바라보고있다.
그리고 나와 눈이 마주치자...

 

 "오라고....?"

 

나에게 오라고 손짓한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가려는 순간, 생각한다.

 

 '이게 신기루라면?'

 

위험하다.
사막에서, 그것도 이 밤에 내가 잘못 돌아다니면 길을 잃어버리고, 추워 죽을지도 모른다.

그 생각에 가면 안된다고 생각했지만.....

 

 '어째서, 다리가 움직이는거지?!'

 

뭔가에 홀린듯 앞으로 걷고있다.
소년을 향해 걷고있다.

 

 '멈춰, 멈춰, 멈춰, 멈춰!'

 

두눈을 질끈 감고 계속 몸에 힘을 주지만 말을 듣지 않는다.

 

 '제발, 멈춰!!!'

 

얼마나 걸었을까.
다리의 힘이 풀리고 앞으로 넘어진다.

 

 "아야야..."

 

그리고 부들부들 떨며, 바닥에서 느껴지는 차가운 모래의 기운을 느끼며 눈을 뜬다.

 

 "어....?"

 

하지만 아무것도 없다.
내 눈앞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잘못봤나....?"

 

머리를 긁적이고 몸의 모래를 털어낸 뒤 뒤를 돌아본다.
그리고 그런 내 눈에.....

 

 "어디있니~?"

 

형이, 식칼을 들고 나와있다.
그저 그것뿐만이라면 나는 손을 흔들며 소리쳤을 것이다.
하지만, 형의 두눈에는 광기가, 입가에는 배고프다는 욕망의 미소가 지어져있다.

 

-털썩

 

나는 곧바로 자세를 낮췄다.
뭐지, 뭐지, 뭐지, 뭐지?
어째서 식칼을 들고 있는거지...?

 

 "어서 밥먹어. 맛있는거 해놨어."

 

곧, 형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부드러운 목소리.
평소와 다름없는 목소리.

하지만 두렵다.
그 눈의 광기를 보았기 때문에.

 

 '도망가야해.'

 

최대한 슬며시, 몸을 움직인다.
발각되지 않기 위해.

만약 내가 소년의 부름에도 움직이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니, 정확히는 내 발이 멋대로 움직였긴 했지만...

아무튼, 움직이지 않았다면 죽었을것 같다.

 

 "이정도면...."

 

아까보다 많이 떨어진곳에서 일어나, 한숨을 쉰다.
그때....

 

 "!!!"

 

-뒹굴

 

무언가 느껴져 옆으로 구른다.

 

-슈악

 

그리고 무언가, 공기를 베는 소리가 들리고....

 

 "찾았다~!"

 

 "!!!"

 

뒤에서 들리는 형의 목소리.
돌아보자 식칼을 들고 나를 노려보는, 잡아먹으려는 '괴물'이 보인다.

 

 "으아아아아악!"

 

나는 비명을 내지르며 빠르게 앞으로 뒤기 시작한다.
등에 맨 베낭이 무겁지만 서줄러, 있는 힘껏 뛰기 시작한다.

 

 "어디가아~? 이 사막에서어~ 도망칠 곳으은~ 없어~!"

 

뭔가 즐거운듯한 목소리.

 

 "눈치를~ 빨리 채서~ 놀랍지만~! 내, 식사로~ 하려고~ 얼마나 참았는데에~!"

 

그렇다면....
여태까지 그 모든것이 다....나를 먹기 위한....!

 

 "제길!"

 

욕을 내뱉으며 걸음을 더욱 빠르게, 발을 움직인다.
죽기 싫어. 죽기 싫어. 죽기싫어...!!!

 

-삐끗

 

 "어, 라....?"

 

발이 삐끗해, 앞으로 넘어진다.

넘너져서 사막대신 하늘이 보이고,

나를 향해 침을 흘리며 혀를 내밀고 웃고있는,
오른손에 식칼을 들고있는 괴기스러운 괴물의 모습이...

느리게, 아주 느리게 보인다.

 

-삐이이이이이-!

 

순간 머리가 뒤흔들리고, 이상한 소리와 함께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핫?!"

 

처음보는 천장을 보았다.

 

 {아이고, 일어났는감?}

 

이 목소리는....
다행이다, 형의 목소리는 아냐.

 

 "으윽...!"

 

일어나려 하자 다리에서 전기가 찌릿, 하고 온몸으로 흘러들어온다.

 

 {일어나지 말어. 다리를 심하게 삐었어.}

 

 {으윽....누, 누구시죠....?}

 

 {나는 이 마을의 그냥 아줌마야. 큰일날뻔 한거 알어?}

 

큰일....이라.

 

 {식인종....말인가요?}

 

 {에구에구 아는구만. 큰일날번 했어. 다행히 지나가는 우리마을 사람이 발견해서 다행이지. 죽을뻔 했구만.}

 

그런가...

 

 {이쪽으로 열심히 뛰어왔다고 하는구만. 이것이 다 사막의 수호자님의 은혜여.}

 

 {사막의 수호자....?}

 

아주머니의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나도 모르게 떠올렸다.
새하얀 머리카락에 붉은 눈의 소년을.

 

 {혹시 새하얀 머리카락에 붉은 눈의....}

 

 {본건감?! 그렇구먼. 총각에게 수호신님의 은혜가 있었어. 그래서 무사했구먼.}

 

아주머니의 말에 두눈을 감는다.
그렇구나. 그 소년이, 수호신이었구나.
나를 구해주려고 했던거구나....

 

 {그분은 우리가 모시는 신이여. 우리들은 위험에 처할때 항상 목숨을 구원받는다네.}

 

목숨을 구해주는 신....

 

 {어떤 사람은 소년의 모습. 어떤 사람은 새하얀 독수리의 모습으로 뵙곤 혀.
그중에 소년의 모습으로 제일 많이 보인다네.}

 

 {그렇군요.}

 

 {아무튼 천천히 쉬다가게나. 신세진다고 생각하지 말고. 총각도 우리의 신을 보았으니 우리 마을사람과도 같은겨.}

 

 {감사합니다.}

 

곧 아주머니는 나가셨고, 나는 다시 생각한다.
감사한다. 정말 감사한다. 사막의 소년. 사막의 수호신.

 

 "다 나으면.....참배나 하러 갈까."

 

-끼아악~!

 

내 말이 끝나자마자 밖에서 새의 소리가 들려온다.
보지 않아도 알것같다.
저 새는, 아마 새하얀 독수리일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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