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8.12 15:35

[파편] 타임머신

조회 수 6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전 세계에 문이 세워지기 시작한 것은 꽤 오래전의 일이었다. 사람들은 언제나 그랬듯이 지구멸망에 대해 떠들어댔다. 동시다발적으로 세워지는 문은 꽤 화제가 되었다. 문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는 사람들도 있었고 믿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믿지 않았다.
  1년 동안, 전 세계의 자원이 동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많은 것이 미스터리였던 문의 기능은 그즈음에 밝혀졌다. 인류의 시간을 1년 전으로 되돌리는 것. 즉, 이름 그대로 타임머신이었다.
  믿은 사람들은 자원이 동난 시점, 마지막 연료로 가동한 문을 통해 1년 전으로 날아갔다. 그렇게 그들의, 인류의 시간은 반복되는 1년으로 고정되었다.
  믿지 않은 사람들은 문에 들어가지 않았고, 문이 가동된 이후 어떤 과학자의 양심선언을 듣게 된다.
  문의 정체는 타임머신 같은 게 아니었다. 개인의 의식을 극대화해 1년 전부터의 기억을 재생하는 것이었다. 말하자면 잊어버린 기억을 들여다보는 최면 요법을 연구하고, 그 결과를 집대성하여 개발해 낸, 안정적이며 적확한 기억을 찰나의 순간 재생시키는 기구. 거대한 최면 기구였다.
  사람들은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자신의 지역에 세워진 문으로 향했다. 문을 열자 아사한 시체들이 즐비했다.
  인구는 급감했고, 그 수는 거의 동난 자원으로도 어느 정도 존속이 가능할 정도였다.
  한 번 열렸던 과거로 가는 문은 두 번 다시 열리는 일이 없었다.

 

<END>
2016년 3월 7일의 파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7 시-아버지와 달 justme 2017.07.25 57
136 얼음과 불의 노래 (프롤로그 -1) 2 펠카 2017.02.25 223
135 [단편] 죽은 매장자의 애독자 epoh 2016.10.03 133
134 [단편] 겁의 과실 2 epoh 2016.09.11 133
133 [파편] 뿔피리 2 epoh 2016.08.12 85
» [파편] 타임머신 epoh 2016.08.12 66
131 단편 아기돼지 삼형제 Atikan 2016.06.06 70
130 단편 불복 Atikan 2016.05.22 38
129 [파편] 편독과 필사 2 epoh 2016.03.05 138
128 단편 멀리나는 새 Atikan 2016.02.07 82
127 단편 다이빙 2 Atikan 2016.02.01 36
126 다이빙 Atikan 2016.02.01 51
125 첼로나 = 도터 (1) file 드미트리씨? 2016.01.25 48
124 여우와 포도 1 Atikan 2015.11.08 121
123 토끼와 거북이 3 Atikan 2015.10.26 89
122 빨간 망토 1 Atikan 2015.10.24 58
121 게으름 3 Atikan 2015.10.24 49
120 노래로 만드는 당신의 이야기(1) ; Sweet Sorrow - 다시 겨울 ChY 2015.10.18 46
119 [단편] 고양이, 죽다 1 epoh 2015.05.12 383
118 괜찮다 , 괜찮다 , 괜찮다 은닢 2015.04.08 47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Next
/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