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1.25 23:04

첼로나 = 도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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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146ffa8f740d6fa7bb1ebbd33f1f44.jpg 첼로나 = 도터  (1)

*등에 거북이가 달린 소녀의 이야기


1장. 구름이 하는 말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바닷가 마을, [투명한 고래].쨍한 햇살이 내리쬐자 잔잔히 물결치던 바다는 물고기의 은빛 비늘처럼 반짝이고, 거센 파도를 막아내는 방파제와 그 파도는 마치 휴전이라도 맺은 듯 고요하기만 합니다. 그리고 그 평화를 깨고 싶지 않은건지 침묵하는 갈메기는 시원한 바람에 자신의 몸뚱이를 띄웁니다.



그 순간, 생명의 탄생을 알리는 순백의 소음이 맑고 고요했던 적막을 연약하기 짝이 없는 소리로 응애응애 두드립니다.



바다와 짝을 맞추기라도 한 듯 맑고 산뜻한 푸른색으로 칠을 한 지붕. 아기의 피부처럼 하얗지만 그 숨결처럼 따뜻한 분홍빛이 감도는 벽. 바닷물을 그대로 떠놓은 듯 투명한 유리창 그리고 창가에 올려진, 황토색 화분을 장식하는 푸르뎅뎅 제비꽃 두 송이.



잔잔한 파도의 부드러운 거품이 집안 공기 곳곳에 녹아듭니다. 바라보고 있자니 나의 눈동자도 따쓰해 집니다. 창문을 들여다보니 갓 태어나 따뜻한 물로 씻겨진 아기가 엄마의 가슴에 안겨 새근새근 자고있습니다.



모두가 아기의 탄생을 기뻐하고 있습니다. 아니, 기뻐하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기뻐할 수 없습니다.



아기의 엄마는 자신의 손으로도 감출 수 없는 현실을 인정하기 함든 것인지, 아기의 등을 연신 쓰다듬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장난인지 실수인지, 아기의 등에는 엄마의 손바닥보다 조금 작은 거북이가 박힌 듯 붙어있었기 때문입니다.



아기의 부모는 아기의 미래를 생각하니, 그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찢어집니다. 이렇게 밖에 낳아주지 못 한 죄책감에 고개를 들지 못 합니다. 잠시라도 눈물을 거두고 하늘을 올려다 봐 준다면 손을 쭉 뻗어 어깨를 토닥여주고 싶지만, 저는 구름 입니다. 다른 이들의 위로를 받는 그들을 지켜 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위로에 더욱 괴로워하는 모습 또한.  



부부는 아기와 거북을 떼어놓는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하지만 오, 세상에! 너무 끔찍해하더군요. 생각하는 것 자체가 참을 수 없는 통증이었습니다. 결국 부부는 이런 고통스러운 생각은 그만두기로 합니다. 그냥 그 모습 그대로, 사랑하며 키우면 행복할 수 있을거라 여긴겁니다. 



부부는 아기에게는 첼로나(Chelona), 거북이에게는 도터(Daughter) 라는 이름을 지어줬습니다. 부부는 아이와 거북이에게 매일 아침 저녁으로 눈, 코, 입, 이마, 볼에 뽀뽀를 쪽쪽 해주었습니다. 그러고나면 그 둘의 얼굴은 침범벅이 되어있었죠. 하지만 그 침은 아이들의 행복한 미래를 기원하는 마법의 주문이었답니다. 그덕에 첼로나와 도터는 기분좋은 하루를 보내며 무럭무럭 자라났습니다.



하지만 정말 거북이 도터가 기분 좋은 하루를 보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도터는 동굴 속 겨울잠을 자는 곰처럼 깊은 잠에 빠져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모습은 마치 살아있는 인형같았죠. 그리고 그 깊은 수면은 첼로나가 9살이 될 때까지 쭉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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