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24 03:52

빨간 망토

조회 수 58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빨간 망토를 뒤집어쓴 소녀가 시장에서 걸어 나왔다.
소녀는 숲 속의 집에 있을 할머니를 위해 선물을 구하고 다시 집에 돌아가는 길이었다.
소녀는 망토를 펄럭이며 선물을 이리저리 흔들며 걸었다.

소녀는 숲을 향해 걷다 언덕 위에 지쳐있는 사냥꾼을 보았다. 사냥꾼은 평소의 가벼운 차림과 달리 등에 거대한 활과 도끼를 매고 있었다.
이전에도 몇 번 인사를 나누던 사이였지만 소녀는 굳이 사냥꾼을 불러 시선을 빼앗지 않기로 했다.
아래에서 올려다보았을 뿐이었지만 사냥꾼은 무언가를 쫓다가 놓치기라도 한


무척이나 분해 보였고 그것 때문인지 바빠 보였다.


소녀는 사냥꾼을 지나치기로 했다.
사냥꾼은 피가 묻은 꽃 세 송이를 바닥에서 주워 입에 물었다.
많이 지쳐 보이는 그는 그제야 소녀가 어디론가 걸어가고 있는 걸 알아챘다.

사냥꾼이 언덕 위에서 바라보던 그 방향이었다.
사냥꾼은 후다닥 언덕에서 뛰어 내려와 소녀에게 다가갔다.

"앗 안녕하세요."




"이거…. 헉…. 헉…. 할머니께 전해주렴."

사냥꾼은 아까 입에 물고 있던 꽃 세 송이를 소녀에게 건네주었다.

"정말 고마워요!"

사냥꾼은 소녀와 소녀의 할머니가 어디에 사는지 모른다.
하지만 사냥꾼의 시선이 향하는 곳은 정확했다.

소녀는 할머니의 집에 도착했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자신을 돌봐주는 따뜻한 할머니다.
소녀가 문을 열고 들어오자 할머니는 침대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할머니가 평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몸집이 비대해져 있었다. 하지만 소녀는 알아채지 못했다.


소녀는 연신 싱글거리며 망토를 벗고 자신이 흔들며 가져온 바구니를 뒤적거렸다.
할머니처럼 보이는 그것은 소녀가 가져와 식탁 위에 올려놓은 꽃을 보았다.
할머니는 그 자리에서 일어나 식탁 위에 꽃을 낚아채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그리고 무언가에 흥분한 짐승처럼 헉헉거리기 시작했다.

눈이 새빨갛게 충혈되고 입에선 진득한 침이 바닥에 툭툭 떨어졌다.


"앗. 파이가 엉망이 돼버렸어."

소녀는 파이 냄새를 풍기는 찌그러진 빵 덩이를 식탁 위에 올렸다.




할머니는 소녀가 들고 있던 바구니를 낚아채 방의 구석으로 던져버렸다.


소녀의 작은 몸이 나뭇가지 떨리듯 떨렸다.





"죄송해요. 할머니…. 흑"




할머니는 그대로 소녀가 모은 손을 잡아 하늘로 향하게 올려 웃옷을 벗겨냈다.




할머니의 힘이 얼마나 셌던지 옷의 헤진 부분이 지직거리며 찢어지기도 했다.


소녀의 시선이 할머니의 눈과 마주쳤다. 소녀는 시뻘건 눈에 제압이라도 당한 듯 움직이지 못했다.

"하…. 할머니."

그렇게 상·하의를 모두 벗겨지고 알몸이 된 소녀는 침대에 강제로 눕혀졌다.

할머니는 바들 거리는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옆의 자리에 몸을 뉘었다.

소녀는 무서운지 작은 손으로 할머니의 옆구리를 안았다.









"그렇게 도망치더니 결국…."

사냥꾼은 활시위를 당겨 창문 너머 침대 위에서 몸을 들썩이는 늑대의 머리를 조준했다.
텅하는 묵직한 소리와 함께 유리창이 깨지고 늑대의 머리에 화살이 꽂혔다.
사냥꾼이 활을 던지고는 도끼로 문을 부수었다. 집에는 바들 거리며 떨고 있는 소녀와 늑대의 사체가 흉하게 얽혀 있었다.
사냥꾼은 늑대의 뒷다리를 줄로 묶어 침대의 밑으로 끌어내렸다.

"할머니…. 가…."

사냥꾼은 소녀를 힐끗 쳐다보았다. 어깨는 발톱에 찢겨나가 너덜거릴 정도였고.

하반신 쪽은 피인지 살점인지 모를 것으로 침대가 흥건했다.
사냥꾼은 그것을 뒤로 소녀의 집에서 나왔다.
뒤에서 끅끅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뒤돌아보지 않았다.

며칠 후 사냥꾼은 시장에 나타났다. 많은 사람에게 둘러싸인 사냥꾼은 돗자리를 펴고 푯말을 세웠다.

-숲 속의 소녀를 겁탈한 늑대 팝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7 시-아버지와 달 justme 2017.07.25 57
136 얼음과 불의 노래 (프롤로그 -1) 2 펠카 2017.02.25 223
135 [단편] 죽은 매장자의 애독자 epoh 2016.10.03 133
134 [단편] 겁의 과실 2 epoh 2016.09.11 133
133 [파편] 뿔피리 2 epoh 2016.08.12 85
132 [파편] 타임머신 epoh 2016.08.12 66
131 단편 아기돼지 삼형제 Atikan 2016.06.06 70
130 단편 불복 Atikan 2016.05.22 38
129 [파편] 편독과 필사 2 epoh 2016.03.05 138
128 단편 멀리나는 새 Atikan 2016.02.07 82
127 단편 다이빙 2 Atikan 2016.02.01 36
126 다이빙 Atikan 2016.02.01 51
125 첼로나 = 도터 (1) file 드미트리씨? 2016.01.25 48
124 여우와 포도 1 Atikan 2015.11.08 121
123 토끼와 거북이 3 Atikan 2015.10.26 89
» 빨간 망토 1 Atikan 2015.10.24 58
121 게으름 3 Atikan 2015.10.24 49
120 노래로 만드는 당신의 이야기(1) ; Sweet Sorrow - 다시 겨울 ChY 2015.10.18 46
119 [단편] 고양이, 죽다 1 epoh 2015.05.12 383
118 괜찮다 , 괜찮다 , 괜찮다 은닢 2015.04.08 47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Next
/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