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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8



"운하야!!"


지상에서 있었던 일들을 모두 알고서 운하가 하늘에 당도하자마자 바로 달려가는 운하의 어머니. 옷을 제대로 갖추어 입지 않으면서 맨발인 채로 뛰어나오니 격식을 제대로 차리지 않고서 바로 나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운하는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어머니의 품에 포옥-하며 안기고서는 나올 줄을 몰랐다. 하지만 자신의 뒤에서 할머니가 서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서는 어머니의 품에서 잠시 떼어졌다.


그리고는 자신을 물끄러미 쳐다보는 할머니를 향해 자신도 쳐다보자, 할머니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은 채 운하에게 물었다.


"인간세계에 무작정 내려가신 느낌이 어떠신지요, 여신?"


마치 자신을 비아냥 거리는 듯한 비꼬임이 들어간 질문. 이내 운하는 피식-하며 웃고는 대답하였다.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는 할머니 뒤에서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대량의 피를 아직도 흘러내리면서 자신을 쳐다보는 성진을 흘끗- 보더니 얄밉게 웃고서는 마중나온 궁녀와 신하,그리고 흰 제복을 입은 사내들과 할머니,어머니 지금에서야 자신을 보러온 아버지에게 다 들으라는 듯이 목청껏 소릴 질렀다.


"나 운하는! 지금부터 여신의 직위에 충성히 다할 것이며 지상에서 나와 관련되었던 모든 이들에게 엄벌을 처할 것을 말한다."

"...ㅇ...여신!!!!"

"또한, 내가 내렸던 벌을 너무 가벼히 여긴 자들은 직위를 박탈하며..."

"...."

"내 친히 직접 엄벌을 내리겠다."


-


"여신...대체 인간세계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입니까?"

"...만났습니다..."

"네?"

"날 진심으로 대해주는 인간을... 만났습니다..."

"...인간이...진심을...?"

"그리고...아가르타의 사신과 소생자를 만났습니다..."

"아...아가르타..의...사..사신은..."

"알고 있습니다. 친구가 아닌 한가족이란 걸..."

"...그..."

"그리고...왠지는 모르겠지만 운서가 두려워서 그런 깜깜한 곳에 가두었다는 사실도..."

"..."

"그 모든 걸 꾸민 작자가 할머니라는 것도... 다 알아챘습니다..."


얇고 긴 흰 옷을 입은 후 두껍고 연한 분홍색으로 여러 마리의 봉황이 그려진 빨간 옷을 걸치고서는 붉은 끈을 허리에 매고서는 방을 나섰다. 방금까지 운하의 머릿결을 만져주던 어머니의 손에서 붉은 머리칼이 사라지자 힘없이 스르르하며 손을 힘없이 내렸다. 그리고는 언제부터 그곳에 서 있었는지 곤색 옷을 입은 아버지가 씁쓸한 표정으로 자신의 아내를 품에 가두었다.


"대체...언제부터...이런 운명이..."

"알고 있었잖아...이런 일이 생긴다고...각오했잖아..."

"여신이라는 직위가...저 애한테는 얼마나 무거울 지...왜 더 생각하지 못 했을까..."

"..."


그 둘은 아무 말도 없었다. 무슨 말을 꺼내든 운하의 애처로운 뒷모습이 계속 생각날까봐 말하지 않았다. 그 둘은 생각했다. 이제 운하에게 씁쓸한 고독을 주지 말자고...결심했다.


운하는 아무도 없는 휑한 복도를 걸었다. 운하의 머릿속에는 지금 아무것도 없다. 공허한 눈동자를 굴리며 창문 밖을 바라보았다. 가장 눈에 들어온 하늘... 하늘?- 갑자기 자신을 찾아온다던 한웅이 생각났다. 뭔가 울컥하면서도 헛웃음을 짓게 되었다. 헤어진지 몇 년이 되었다고...


하늘과 인간세계의 시간계산이 다르기 때문에 운하는 저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금방 하늘에 올라왔지만 인간세계는 몇 년이고 훌쩍-지나버렸다. 어쩌면 한웅은 이미 죽은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운하의 머리를 꽉- 채웠다. 멈출 수 없는 한숨과 걱정을 뒤로 하고서 엄벌을 내리기 위해 무거운 발걸음을 하였다.


까마득한 몇 백년 전, 생사당에서 자신이 할머니에게 서탑에 몇 년간 썩혀 묵으라고 했을 때의 일이 생각나기 시작한 운하는 아무 소리없이 생사당으로 향하였다. 생사당에는 이미 사람들이 꽉 차 있는 상태였다. 운하가 들어서자 시끄러운 잡담이 사라지고 모두의 시선은 운하를 향했다. 운하는 자신의 앞에 서 있는 할머니를 쳐다보고는 뒤에 줄줄이 서 있는 할머니의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마치 집단으로 몰려다니는 범들이 토끼 한 마리를 흘끗이 아닌 나중에 천천히 잡아먹겠다는 눈빛으로 운하를 바라보고 있었다. 운하는 그런 할머니의 사람들이 우스웠다. 어떻게서 너희가 나한테 그런 시선을 보내냐는 건방진 말로 모두의 시선을 땅바닥에 내리 꽂을 수도 있었지만 운하는 그런 말을 하지 않고서 자신의 앞에서 떳떳하게 서 있는 할머니를 바라보았다.


"서탑에서 계시라 그랬지 않았습니까?"

"...몇 년이라는 정확한 기간을 정하지 않지 않으셨습니까, 여신?"

"아- 죄송합니다. 근 데 제가 그 기간을 꼭 정해야 되었나요?"


서로에게 질문을 하고 대답을 하며 물어뜯으며 알 수 없는 신경질이 오가는 가운데 운하는 이제 슬슬 질린다는 듯이 할머니의 말을 가로채었다.


"지금부터 각각 엄벌을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

"일단 할머니의 사람들을 하늘에서 추방하겠습니다."


운하의 말에 모든 이들이 웅성웅성거리며 반발이 거셌지만 아무도 운하와 마주보며 항의를 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인간세계에 내려온 자들은 특별한 엄벌을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

"흰 제복을 입은 자들은 병부에서 손을 뗄 것을 명하며 최하 계급으로 떨어질 것입니다."

"여신님!!!! 저흰 그저...!!!!"

"성진!!!! 앞으로 나오세요."


흰 제복의 사내들의 말을 쉽게 무시하고서는 성진을 불렀다. 한웅에게서 치명타를 당한 성진은 아직도 피가 나는 것인지 붕대에 붉은 피가 아직도 맺히고 있었다.


"당신은 특별히 벌을 내리지 않겠습니다."


벌을 내리지 않겠습니다-라는 운하의 말에 성진은 아픈 인상을 피며 해맑게 웃었다. 하지만 운하는 달랐다.


"특별히 벌을 내리지는 않지만, 당신은 소생자이며 여신의 몸에 손을 댄 죄로 사형입니다."

"여...여신!!! 특별히 벌을 내리지 않겠다고 하셨지 않습니까?!!!"

"한 번 더...말해드릴까요?"

"..."

"당신은 소생자이며 여신의 몸에 손을 댄 죄."

"그..그것은...!!!"

"변명따위는 어린아이에게 하십시요."


그리고는 성진을 외면했다. 성진은 순간 아차-하고야 말았다. 내가 인간세계에서 너무 만만하게 보았다. 하늘에서의 권력을 잊어버리다니...- 그리고는 후회했다. 여신이라는 직위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깨닫고야 말았다. 너무나도 늦게...깨달아 버렸다. 이내 겉으로는 내색하지는 않지만 잔뜩- 긴장하고 있는 할머니를 바라보았다.


"할머니."

"..네...여신."


갈라지면서 쉰 목소리로 운하의 말에 대답한 할머니. 운하는 일어서고는 할머니에게 다가갔다. 자신을 너무나도 쉽게 보았다는 듯이 비아냥 거리며 할머니를 향해 바라보았다.


"인간세계에서 무슨 죄를 지으셨는지 아시는지요?"

"...알고 있습니다."

"그럼 당신이 누굴 다치게한 지도 아십니까?"

"...인간입니다."

"아뇨, 평범한 인간이 아닙니다. 제가 인정한 친구입니다...그리고..."

"그리고...?"

"알려줄 것 같습니까? 또한 인간만이 아닌 운서를 추방하셨다죠?"

"..."

"성진을 소생자로 만드시고..."

"..."

"참으로 대단하십니다.."

"..."

"할머니...마지막입니다...아가르타의 끝으로 가십시요."

"..."

"혼자라는 것이...되어보십시요."


운하의 말과 함께 사라진 모든 이들. 생사당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조용해졌다. 운하는 한꺼번에 많은 일을 해결해서 피곤한 듯이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피를 묻히지는 않았지만 손에 피를 묻힌 기분이였다. 뭔가 많이 허망했다. 이런다고 자신이 얻는게 무엇인지... 생각하지 않고 그저 말해버렸다.


"역시...세계는 깨끗하지...않네..."


다정한 목소리와 함께 운하는 얼굴을 들어올렸다. 자신의 앞에 선 검은 머리칼의 남자. 목 정도에 찬 머리칼을 반 묶음한 남자. 왼쪽 눈에 유리 파편으로 긁힌 듯한 상처. 운하의 눈에서 투명한 액체가 흘러내렸다.


"한웅아..."

"안녕, 운하야. 만나러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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