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2986 추천 수 0 댓글 6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trick or treat 성 외곽 숲.
"이런이런, 성을 나와버리면 관란한데..... 참가자 흑풍(黑風)."
나무 위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흑풍이 고개를 들자, 그 위에는 갈색 장발의 남자가 앉아 있었다.
낡은 일본 무사풍의 옷에 칼자루만 어림잡아 80cm에 달하는 거대한 검을 등에 매고 긴 머리를 한번 묶은..
"당신이 파수꾼인가?"
흑풍은 그 남자의 말도안되게 거대한 기백에 눌려있으면서도 태연한 듯 물었다.
"아니, 난 그저 주지와의 계약대로 게임에 참가하러 가는 길일 뿐이야."
그렇게 말하는 남자의 눈에서 느껴지는 느낌은 명백한 살기(殺氣).
그것도 세번째 게임에서 참가자들이 품고 있던 것과는 명백하게 다른 차원의..
마치, 인간 따윈 아득하게 초월한.. 천사나 악마, 혹은 신(神)에 필적하는 존재의 분노와 같은.
"그런건가..이것 참 내가 가는 길을 방해했군."
입을 떼는 것초차도 힘에 부친다.
이런 존재가 게임에 참가하면 그 누구도 살아남지 못한다.
아아 그런가, 이자야말로....주지의 패(牌)인가.
만약 진짜로 그렇다면,
정말로 이런 존재가 주지의 숨겨둔 패라면,
주지, 그자는...

동시각 trick or treat 성 중앙 컨트롤룸.
"제 3게임 종료, 승자 나가유키. 참가자 흑풍은 문 밖으로 나갔습니다만.."
반쯤 가려진 얼굴의 여성이 주지를 향해 말한다.
"밖인가.. 그 방향으로 나가면 '그'와 마주치게 될 텐데.."
주지가 중얼거렸다.
"그라 하심은, 미코토(命)님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여성이 묻는다.
"나머지 두명은 이미 도착했으니 아마도.. 나의 패를 참가자중 한명이 봐버렸다.. 이거 일이 재밌어지는걸"
주지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항상 그랬다.
게임의 참가자들에겐 미친 사람처럼 기분나쁘게 밝은 웃음소리로 떠들어도,
이렇게 컨트롤룸에 앉아 있을때의 그는 단 한번도 웃지 않았다.
가끔 피식,하고 웃는 듯한 표정을 보이긴 하지만 여성의 눈에는 그것이 웃는 것으로 보이진 않았다.
웃는다, 라기보단 게임을 위해 사람을 죽이는 참가자들의.. 아니 인간의 내면을 보며 비웃는다 라는 느낌이 강했다.
무엇이 저 남자를 저렇게 망가뜨렸는가, 무엇이 그에게 이런 이공간(異空間)에 성을 짓게 했는가.
무엇이, 도대체 무엇이 그에게 이런 살인 게임을 시작하게 했는가.
알고있다.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 따위.. 주지도 옛날에 잊어버렸다는 것 쯤은.
자신으로선 주지의 망가질대로 망가진 마음을 달래줄 순 없다는 것 쯤은.
그래서 여성은 기다린다.
승리자를, 이 게임에서 마지막까지 추악함을 내보이지 않고, 끝까지 살아남아 올라오는..진정한 승리자를.
그래서 주지도 모르게 첫번째 게임에 몇 가지 트릭을 추가해 놓은 것이다.
추악해지지 않으면 승리할 수 없다. 하지만 아마도 주지는 내심 추악하지 않은 승리자를 원한다.
그렇다면 자신이 룰을 바꾸어 보이겠다.
망가져버린 한 남자를 위해서, 그 남자를 지켜보는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그의 뒤에서 그를 지켜봐주는 세명의 수호자를 위해서.

메리아는 문을 나선다.
첫번째 게임은 자신의 승리였다.
멍청한 것들은 바보같이 진실만을 지껄이다 그녀에게 힌트만 주고 땅 밑으로 사라져갔다.
칼의 경우는 조금 불쌍하다는 느낌은 가지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위에 선 자로서 바닥을 기는자에 대한 동정심일 뿐.
그녀는 똑바로 앞을 응시하고 소리친다.
"자, 두번째 게임은 뭐지?"
그녀에겐 절대적인 자신감이 있었다.
자신의 카드에 쓰여 있던 '염력'을 포함해 김대리,샌드의 카드 능력까지도 손에 넣었으니 말이다.
이제 그 누구도 자신을 막을 수 없고, 그 누구도 게임에서 자신을 쓰러트릴 수 없다.라는 절대적 자신감이 가득 차 있었다.
그때 그녀의 눈 앞에 흑발의 남자가 나타났다.
그는 자신의 이름은 흑풍이며 또다른 게임에서 성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온 자라고 밝히며,
자신이 밖에 나가서 본 모든 것을 말하며, 빨리 이 곳에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것도 트릭인가?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자신도 거짓말에 거짓말을 거듭해 첫 게임에서 살아남았다.
그런 그녀가 도달한 곳이 이곳, 얼핏 아무 것도 없어 보이는 텅빈 회색 벽돌 방.
어쩌면 이 흑풍이란 사내또한 다른 게임에서 살아남아 지금 자신에게 거짓을 말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으리라.
애초에 개최자의 패가 인간으로서 도달할 수 없는 경지의 것이라니.
그것이 사실이라면, 개최자인 주지는 처음부터 승리자를 낼 생각이 없었다는 것이 아닌가.
그런 것은 인정할 수 없다.
신세계의 신이 되기 위해서,
그런 말도 안되는 꿈이 드디어 이루어질 것이라 여겨서,
친했던 칼마저도 버리고 이곳까지 도달했는데, 정작 개최자는 승리자를 낼 생각이 없다니.
이 남자는 거짓을 말하는 것이다.
아니, 거짓이 아니면 곤란하다.
어느샌가 그녀는 눈 앞의 남자에게 증오의 감정까지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일순간, 그야말로 눈 깜짝할 새였다.
흑풍과 메리아, 그 둘의 기척만이 존재하고 그 외엔 아무것도 없던 이 방에 한 남자가 들어온 것은.
문이 열리는 기색도 없는데 어느샌가 그 곳에..
마치,'처음부터 거기에 있었던 듯' 등장한 한 남자는 어느샌가 흑풍의 뒤에서 정확히 심장을 찌르고 있었던 것이다.
남자는 조용히.
매력적인, 하지만 듣는 것만으로도 죽음이 느껴지는 어두운 목소리로 나지막히 말했다.
"재참가는 허락하지 못한다, 조용히 사라지도록."
메리아는 갑자기 나타난 한 남자의 얼굴을 보았다.
새하얀 얼굴, 짙은 그림자처럼 새까만 머리, 빠져들 듯 깊은 왼쪽 눈동자, 그리고....
오른쪽 눈의 새까만 흰자위와 동공이 세로로 찢어진 섬뜩한 시안 블루(cyan blue)의 눈동자를.
순간 그녀는 흑풍의 말이 사실이었음을 알아챘다.
눈 앞의 이 남자는 확실히 인간이 아니다.
염력은 물론이오 다른 카드의 능력을 사용해도 이 남자를 죽이는 것은 불가능하고,
설사 게임을 시작한다고 해도 기백의 레벨이 다르다, 온 몸의 신경이 비명을 지르는 상태에선 머리를 쓸 수도 없다.
공포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공포라는 감정을 느낄 여유조차 없는 것이다.
저 남자가 진심으로 저 오른쪽 눈으로 자신을 바라봤다면, 그 시선만으로도 죽을 것이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쳤을 때, 그녀는 정신을 유지할 수 없었다.

"이런 기절해버렸네."
검은 남자는 중얼거린다.
"당신이 너무 겁을 준 겁니다."
얼굴을 반쯤 가린 여성이 말했다.
"주지는 어쩌고 니가 여기 있는 건데? 게임은 어떻게 되고 있어?"
남자가 퉁명스럽게 말하자, 여성은 대답했다.
"주지는 지금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1라운드가 종료되었으니 참가자들도 휴식 룸에서 쉬게 해 두었죠."
남자는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여성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정말 이렇게까지.. 게임을 수정하면서까지 승리자를 내야 되는건가? 거짓없는 순수한 승리자를"
여성은 자신도 내키지 않는다는듯 고개를 내리깔고 대답했다.
"어쩔수 없어요 주지를 위해서니깐.."
그리고는 다시 고개를 들어 남자를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당신이 크로우크루아흐(CromCruach),태양신을 잡아먹은 악룡신과 계약하면서까지 주지의 수호자로서 남은 것도, 그날의 죄책감 때문이잖아요? 마커스."
마커스는 기절한 메리아를 눕혀놓고는 일어나며 말했다.
"아아, 그 꼬맹이 악마한테 속았다곤 해도, 너와 주지에겐 너무 몹쓸 짓을 해버렸어... 아마도 주지는 영원히 날 용서하지 않겠지.. 물론 너도 말이야, 줄리아."
줄리아는 미소지으며 대답했다.
"어머나 아직도 속고 계시네요, 저는 그날 아무 짓도 당하지 않았어요"
마커스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이 남자 아직도 모르고 있었던건가.
"그럼 그날 우리가 범한 여자는...?"
 줄리아는 여전히 미소를 띈 채 말을 잇는다.
"트릭 오어 트리트 또한 주지의 내면에서 생겨난 악마에요, 주지가 저를 사랑했듯이, 그 악마또한 저를 사랑스럽게 여겼죠, 그날 저는 성의 지하실에 감금당해 있었을 뿐이에요, 아이도 무사히 태어났죠."
"물론 별로 좋은 꼴을 보진 못했어요, 태어난 아이는 악마에게 빼앗겨 어디로 갔는지 모르고, 저는 주지에게 살아있는 진짜 줄리아란 말도 못한 채, '줄리아의 영혼을 장착한 인형'을 연기해야만 했죠."
"당신들이 범하고 죽인 줄리아란 여성이야말로, 트릭 오어 트리트의 악마가 만들어낸 인형이었던 겁니다."
마커스는 꽤나 충격을 받은 듯한 모습이다.
"크크큭 그러면 나 또한 그 빌어먹을 악마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고 있었던 게로군?"
줄리아는 미소를 거두고 마커스를 쳐다보며 말했다.
"이제 저희가 악마에게 한방 먹일 차례입니다."
"제일 성가신 여자의 기를 꺾어두는데는 성공했다. 나머지는 그에게 맡기면 되겠군."
"칼, '트릭' 카드를 지닌 그라면 순수한 정신을 간직한 채로도 우승할 수 있겠지요"
"나머지 두명도 슬슬 움직이기 시작했다, 악마자식 설마 게임마스터가 적이라곤 상상도 못하겠지?"
"마커스, 방심은 하지 말아주세요 보통 악마가 아니니깐요."
"알았어, 너야말로 작전을 반드시 성공시켜라, 줄리아."
"물론이죠."
마커스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중얼거린다.
"부탁한다."
"태극조화(太極造化)의 음양신(陰陽神) 청(靑), 폭풍의 신이자 팔두사(八頭蛇)의 드래곤 슬레이어(Dragon Slayer) 스사노오노미코토(須佐之男命)"

 

각주.

태양신을 잡아먹은 악룡신 크로우 크루아흐(CromCruach)

-마비노기온 첫번째 장 신화시대에 등장하는, 흑룡의 모습을 한 신.

절대적 죽음과 어둠을 상징한다.  주지의 검은 기사 마커스는 이와 계약하여 절대적인 용의 힘과 함께,

죽음을 다루는 힘을 물려받았다. 푸른 오른쪽 눈은 모이투라 전투가 끝난 후 죽은 마신 발로르의 시체로부터 크루아흐가 회수한 죽음의 눈이다. 

 

 

태극조화(太極造化)의 음양신(陰陽神) 청(靑).

-제주도 전래 창세가에 등장하는 해와 달의 근원.

천지창조이후 처음 태어난 생명체인 그것은 창세신 도수문장 미륵에게 살해당해 음과 양의 기운을 품은 네개의 눈을 뽑히게 된다.

그것은 두개의 태양과 두개의 달이 되며 후에 대별,소별왕에 의해 한개의 달과 태양이 부서져 하늘의 별이 된다.

주지의 푸른 기사 청(靑)은, 부서지지 않은 두개의 핵을 눈에, 부서진 두개의 핵을 양 팔에 심어 음양의 힘을 발휘한다.

음의 기운이 서린 오른팔은 극한의 냉기와 칠흑의 어둠을,

양의 기운이 깃든 왼팔은 초열지옥과 같은 열기와 순백의 빛을.

음의 오른쪽 눈동자는 냉철한 계산력으로 눈에 비치는 모든것을 분석하고,

양의 왼쪽 눈동자는 상대의 감정적인 면에 파고들어 혼란을 준다.

 

폭풍의 신이자 팔두사(八頭蛇)의 드래곤 슬레이어(Dragon Slayer) 스사노오노미코토(須佐之男命)

-일본 전래 신화에 등장하는 신.

흑풍이 밖에 나가 만났던 갈색 장발의 남자이다.

팔두사 야마타노오로치를 벤 동양의 드래곤 슬레이어로, 그때의 검 아메노 하바키리(天羽羽斬)는,  칼자루의 길이만 주먹 10개분이라 하여,

도츠카노츠루기(十握劍)라고도 불린다.

 

 

P.S.

연속 떡밥 분사를 시전하고 턴을 넘기겠수다.

  • ?
     손님 2010.12.25 15:37

    오오... 이것이야말로 릴레이 소설의 진수군요!

     

    정말 갈수록 흥미진진 으엌ㅋㅋㅋ 빨리 다음편 기대중 ㅋㅋㅋㅋㅋㅋ

  • ?
    ColdWind 2010.12.25 16:09

    다음 주자인 저, ColdWind는 개인적인 사정상

    릴레이소설 업로드가 내일(26일) 오후 10시까지로 늦추어질 것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 ?

    엌ㅋㅋ

    외전인지라 설마 내가 만든 캐릭터가 등장하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는데

    여기서 직접 보니까 왜이렇게 오글거리지 ㅋㅋㅋㅋ

    %BF%C0%B1%DB%C5%E4%B1%DB.jpg

  • ?
    空の 鐘 2010.12.25 23:14

    라는건 농담이고, 과거편 후에 이어질 내용을 생각하다가 문득 떠올랐어요,

    과거편에 나온 사람들을 써서 또하나의 트릭을 만들면 어떨까, 하고 말이죠~!

  • ?
    空の 鐘 2010.12.25 20:35

    후후훗 계획대로

  • ?
    ColdWind 2010.12.27 23:36

    님 말대로 외전이 진리였음요...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0 [릴레이소설] 트릭트릭트릭 8화 3 Randomist 2010.12.27 6076
39 릴레이소설 리메이크 개요 1 Coline 2011.03.06 4462
38 [백일장][소설]산이 높다고만 하지마. 3 오라하콘 2011.01.31 4280
37 [백일장][사진] 유등 1 하얀괭이이노 2011.02.06 4247
36 [백일장][소설] 혼자서 1 file 김낙지 2011.02.18 4124
35 [백일장][소설] 클릭. 3  손님 2011.02.01 4049
34 [백일장][사진]밤하늘 1 file MagiNus:: 2011.01.14 3958
33 [백일장][소설] 혹시 마술을 믿으시나요? 2  손님 2011.02.06 3750
32 [백일장][소설] 엇갈린 사랑 1 테임 2011.02.06 3674
31 제안합니다 3 ColdWind 2011.01.07 3655
30 [백일장][사진] 달에게 1 file [H] 2011.01.14 3647
29 [백일장][수필]시간 1 天地開闢 2011.01.13 3638
28 [백일장][사진] 웃어라 1 file Randomist 2011.01.15 3625
27 [백일장][소설] 언제나 사랑은 숨쉬고 싶어한다. 2 ColdWind 2011.01.14 3596
26 [릴레이소설] 트릭트릭트릭 9화 6 뉴류 2011.01.04 3470
25 [릴레이소설] 트릭트릭트릭 7화 10 ColdWind 2010.12.26 3309
24 '' 백일장 이벤트를 시작합니다. 4 PWnameNa 2010.12.19 3030
» [릴레이소설] 트릭트릭트릭 6화. 6 空の 鐘 2010.12.25 2986
22 백일장 <단편 쓰기 대회!> 이브(Eve). 1 Josh。 2013.10.10 2937
21 '' 릴레이 소설 이벤트를 시작합니다. 19 PWnameNa 2010.12.19 2884
Board Pagination Prev 1 2 Nex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