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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왜인지 소설/웹툰 연재란이 사라진 고로 다시 올리는 「대략 해피엔딩 이고깽 소설」입니다.
전형적인 양판소 이고깽의 패턴을 본따 만들었습니다. 부디 천천히 읽어주세요.
이고깽을 싫어하시는 분이라면 이 글은 깔 것들이 정말 많은 헛잡개소리글이고,
이고깽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이 글은 정말 박진감 넘치는 스펙터클 스타프렉터큰 판타지입니다.(이거슨 개소리.)
개인적으론 그냥 재밌게 읽어주셨으면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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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락으로 치닫던 내 인생은, 한 순간 천국으로 치솟아 올라 있었다.

 

내가 태어난 곳은 엿 같은 대한민국의 달동네. 당연히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나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죽어라 공부했다. 하지만 가난한 고등학생이었던 난,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학원에 고액 과외까지 받는 다른 녀석들을 따라잡을 수 없었고, 수능을 본 다음 날, 죽기 위해 한강을 찾아갔다.

 


"아저씨, 여기서 내려 주세요."
"…학생, 설마?! 안돼! 학생은 아직 살 날이 많아!"

 

마지막 남은 용돈을 탈탈 털어 택시에 올라 탄 나는, 택시가 올림픽대로의 가운데에 다다르는 것을 보고 아저씨께 정중하게 내려달라 부탁했다. 내가  여기서 내려달라는 이유를 눈치챈 아저씨는 날 어떻게든 설득하려고 했고,

 

"아저씨,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야 사람이지, 사람이 사람답지 못하게 살면 사람이 아닙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지 못하는데 어찌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를 갈구하겠습니까? 전 사람이 사람답게 살지 못하는 것을 사람으로서의 의지로 한탄하며 마지막으로 사람답게 죽으려 하니, 억지로 사람이 사람답게 살지 않으려 사람으로서의 의지로 스스로 사람의 길을 저버리는 것을 사람으로서의 도리로서 막지 마세요."
"?"

 

내 현란한 말빨을 듣고 머리 위에 둥그런 물음표를 그린 아저씨를 택시 안에 남겨둔 채, 난 난간 위에 올라섰다.

겨울의 차가운 강바람에 온 몸을 떨며, 난간 아래를 들여다보니... 아, 지저스. 하지만 남아일언중천금이요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베라고 했다. 난 눈을 꼭 감고 한강 위로 뛰어들었다.

 

 

                     ※                     ※                     ※          

 

         

"이계진입 제 1통로, 한강으로 뛰어든 당신을 환영합니다."

그리고 이게 내 눈 앞의 상황이었다.

 


내 눈 앞에 서 있는 건, 일단 겉모습만 따지자면 나랑 별다를 것 없어 보이는 소년이었다. 두 팔을 활짝 벌리고 싱긋 웃으며 인사하는 모습이 실없어 보이기도 했지만, 적어도 그 위압감 하나만큼은 장난이 아니었다.

 

"넌 누구야?"
"당신 같은 케이스를 많이 봐 온 사람이라고 해 두죠."
"나 같은 케이스...?"
"……그 얘긴 그만두죠."

 


소년은 찡그린 얼굴로 한숨을 푹 몰아 쉬며 말했다.
"Welcome to the 이고깽. 그럼, Adios---"

그리고, 난 정신을 잃었다.

 

 

                     ※                     ※                     ※                    

 

 

그리고, 난 숲에 떨어졌다.

 

마침 날 발견한 건, 보랏빛 로브를 뒤집어 쓰고 '난 마법사입니다' 라고 광고라도 하는 듯 한 전형적인 마법사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마법사와, 짧은 옷을 입고 엘프나 쓸 법 한 전형적인 활과 화살을 들고 있고, 딱 보면 '이건 엘프구나'라고 생각할 법 한 긴 귀를 가지고 엘프처럼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는 엘프와, '난 전사다'라고 소문이라도 낼 법 한 포스를 풍기며 전사나 입을 법 한 붉은 망토를 두르고, 또 전사나 사용할 법 한 큰 검을 들고 있는 소드마스터였다.

 


"오오오, 갑자기 마법진이 그려지면서 이 소년이 나타났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보니, 눈 앞에서 마법사가 엄청나게 호들갑을 떨고 있었고, 엘프는 두 귀를 쫑긋 세우며 놀란 눈으로 날 쳐다봤다. 소드마스터는 웃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며 무엇인가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들의 언어를 모르는 난 그들이 뭐라고 하는지 알아듣지 못했다. 내가 어리둥절해 하는 모습을 보고, 엘프가 말을 건네왔다.

 

 

"내가 뭐라고 하는지 알아듣겠어요?"
"……?"

 

 

그 순간 나는 당연히 알아듣지 못했고, 엘프는 한숨을 내쉬며 짐꾸러미에서 책 한 권을 꺼내어 나에게 그 세계의 문자와 발음법을 가르쳐주었다.


엘프와 함께 30분 정도 공부하고 나자, 난 그 세계의 모든 단어와 문장의 구사는 물론, 능숙한 어휘 표현은 당연하고, 어느 순간에서나 자유자재로 분위기를 띄울 수 있는 위트까지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게 되었다.

 


"어머, 당신 천재로군요!"
"아니요, 과찬이십니다. 전 다른 세계에서 이 곳으로 건너온 고등학생 나평범이라고 합니다. 혹시 이 세계에 대해 알 수 있을까요?"

 

이번엔 마법사가 이 세계의 지리, 역사, 왕국, 그리고 각 지역에 출몰하는 몬스터들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한번 쓱 듣고 나자, 난 이 세계의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자 이 세계가 매우 친숙하게 느껴졌다.

 


"자네, 마법은 사용할 줄 아는가?"

 

무엇이든 스폰지처럼 빨아들이는 내 모습을 보고 눈을 번뜩이던 마법사가 갑자기 질문을 던졌다. 현실 세계에서 게임 등을 통해 경험해보긴 했지만, 실제로 사용할 줄은 몰랐다.

 


"마법이란 머나먼 우주의 태고의 시절부터 거슬러 올라오는 마력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여 자유자재로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인데 이것은 아무나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선택받아 능력이 있는 자만이 쓸 수 있는 기술로 이 능력을 사용하기 위해선 먼저 마력을 체내에 받아들여야 하는데 마력을 체내로 받아들이기 위해선 우선 눈을 감고 집중한 상태로 대기의 마력을 자신의 몸으로 끌어당겨 자신의 심장 부근을 감싸는 그런 것을 써클이라고 하는데 써클이 높을수록 더 종류 많고 강력한 마법을 쓸 수 있고 써클은 오랜 시간 동안 마력을 받아들이다 보면 여러 개가 겹쳐지는데 이것의 개수에 따라 2써클 3써클 이런 식으로 부르고 써클의 개수가 늘어나는 것을 클래스라고 부르는데 예를 들자면 5써클은 5클래스고 아무튼 나는 대륙에 하나밖에 없는 10클래스 마법사라네."

마법사는 간결한 설명을 마치고 나를 바라보며 가벼운 수인을 맺었다.

 


"보게나, 이게 바로 파이어볼!"

 

마법사가 맺은 수인에서 빛이 나며, 동그란 불덩어리가 허공을 날아다녔다. 그 모습을 보고 자신감이 생긴 나는, 마법사를 따라 수인을 맺고 마법을 사용해 보았다.

 


"파이어볼-!!!"

 

갑자기 지름 직경 5km의 운석만한 파이어볼이 내 손에서 하늘 높이 튀어올라나가자, 나는 무척이나 깜짝 놀랐다. 마법사는 무엇이 그리 기쁜지 감격의 눈물을 뚝뚝 흘리며 내 손을 꼭 잡고 말했다.

 


"내가 살다가 살다가 자네 같은 뛰어난 마법사는 처음 보았네! 내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네. 자네에게 내가 가진 모든 마력과 돈과 마법 도구를 주겠네! 에잇-!!!"

 

마법사의 몸에서 엄청난 빛이 나더니, 그 빛이 모두 내 몸으로 빨려들어갔다. 무심코 눈을 감았다 떠 보니 마법사는 온데간데 없었고, 그가 서 있던 자리엔 그의 망토와 금화 주머니만 놓여져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옆에 서 있던 붉은 머리의 소드마스터가 입을 열었다.

 

"검은 쓸 줄 아나?"
"네. 쓸 줄 압니다."

 

어렸을 때 3개월 동안 검도학원에 다녀 본 경험이 있는 나라, 그 질문엔 자신감있게 대답할 수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남자는 빙그레 웃으며 나에게 강철 검을 던져 주었다. 그리고 큰 소리로 외쳤다.

 


"승부다-!!!"

 

남자가 검을 뽑자, 검날 위에서 붉은 기운이 10m 넘게 타오르고 있었다. 한 번도 본 적은 없지만, 아까 들은 기억을 되살려 난 그것이 오러 블레이드란 것을 깨닫고 경악했다.

 


"받아라-!!!"

 

남자가 날 향해 붉은 검날을 휘두르자, 난 이대로 죽는구나 싶어 눈을 꼭 감았다. 그러자 갑자기 내 온 신경이 내가 쥐고 있는 검에 쏠리며, 내 체내의 마력이 모두 내 검으로 빨려들어갔다. 그리고 그 다음 순간, 난 남자의 검을 가볍게 쳐내고 있었다. 마치 내가 검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검이 나를 움직이고 있는 듯 한 느낌이었다.

 


"아니, 어떻게 이런 오러 블레이드가?!"

 

남자는 내가 들고 있는 검을 보고 경악했다. 내 검은 족히 100m는 될 것 같은 시퍼런 검기로 뒤덮여 있었고, 한번 휭 휘두를 때마다 무슨 스타워즈에 나오는 라이트 세이버마냥 황홀한 빛이 났다. 나의 크고 아름다운 검을 보고 남자는 무릎을 꿇으며 패배를 인정했다.

 


"이 왕국 최고의 그랜드 소드 마스터 베오울프, 패배를 인정한다."
"아닙니다."

 

난 그의 손을 잡고 그를 일으켜주었다. 그러자 베오울프는 감격한 얼굴로 말했다.

 


"언제라도 우리 왕국으로 와 주게나. 그러면 내가 폐하께 말씀드려 고위관직 자리 하나 쯤은 내 주도록 하겠네."
"감사합니다."

 


잠깐 동안이었지만 나에게 참 많은 것들을 선물해 준 그들. 마음 같아선 그들과 함께 가고 싶었지만, 내가 도착한 이 곳이 내가 살던 곳과는 다른 이세계라는 것을 알고부터는 이 곳에 깊이 관여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꺄아아악-!"

 

그 생각을 꺼내기가 무섭게, 산에서 누군가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물론 그 소리를 지나칠 생각은 없었던 나는,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 마나를 응용한 허공답보 비스무리한 방법으로 산을 올라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난 비명을 지른 사람을 발견할 수 있었다. 흰 드레스를 입은 아리따운 소녀가 오우거에게 잡아먹히려 하는 것을 보고, 난 0.3초 동안 소녀를 도와 줄까 오우거를 도와 줄까 진지하게 고민하다가, 0.5초가 되었을 때 결정한 후 마나를 어떻게 쓰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1초가 되었을 때 어째서인지 자연스럽게 터득한 [파초십이지이승초식살오우거검기(破超 十二之二乘初式殺惡憂巨劍氣)]를 날려 오우거를 파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샤샥 하고 12의 제곱인 144등분해버렸다.

 

 

"괜찮으세요? 아가씨?"
"……감사합니다♡"

 

허공답보 상태에서 순식간에 바닥으로 몸을 날려 주저앉으려는 소녀를 받쳐 준 나는 어쩌다 보니 소녀의 얼굴을 마주 대하게 되었고, 수줍어하면서도 가냘프게 웃는 소녀를 보고 그만 이성의 끈을 놓아버릴 뻔 했다.

간단하게 소녀의 겉모습을 보니, 나이는 15~17세 가량. 마치 화보 속에서 꺼내온 듯 귀티나는 흰 드레스에, 반듯하고 아름다운 이목구비. 금색으로 빛나는 머리카락. 그 중에서도 특히 빨려들어갈 것만 같은 금빛 눈동자와 짙은 쌍커풀과 긴 속눈썹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그녀가 짓고 있는 표정과 몸짓 하나하나에는 양가에서 자란 아가씨로서의 기품이 배여 있었다.

 


"구해주신 것,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레스타샤 공작의 딸, 크리스티앙이라고 합니다."
"아닙니다 아가씨. 저는 나평..."

 

무심코 나평범이라는 평범한 이름을 내뱉을 뻔 한 나는, 귀티나고 뽀대나는 이름을 생각해야만 했다.

 


"저는 나엘 인디아나 존스 제임스 본드 레오나르도 다빈치 디카프리오라고 합니다."
"어머, 멋진 이름이네요."

 

 

                     ※                     ※                     ※               

 

    

잠시 후, 난 크리스티앙을 따라 그녀의 저택에 들어섰다. 마침 한 시간 후에 왕궁에서 연회가 열린다기에, 난 그녀가 직접 골라 준 옷을 입고 함께 마차를 타고 왕궁으로 향하는 중이었다.

 

간단하게 다이아몬드로 된 별 거 아닌 옷에, 금실로 수놓아진 붉은 로브를 걸친 내 모습은 누가 봐도 멋지다고 생각할 정도로 멋졌다. 멋진 정도가 그냥 멋진 게 아니라 정말로 멋지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멋졌다.

 

"어머, 정말 멋지게 잘 어울리네요!"

 

마차 안에서 크리스티앙이 나를 보고 웃으며 말을 걸자, 난 쑥스러워 창밖만 바라봤다.

 


"도착했습니다."

 

마부가 마차에서 내려 공손하게 절하자, 크리스티앙은 내 손을 끌고 성문으로 들어갔다. 문지기가 창으로 성문 앞을 막으며 누구시냐고 물으려고 하자, 크리스티앙은 머리카락을 쓸어 자신의 귀고리를 보여 주었고, 문지기는 흔쾌히 성 안으로 지나가게 허락해 주었다.

 


연회장은 정말 화려하기 그지없었다. 먼저 눈에 들어온 건 3개의 현란한 샹들리에. 정성스럽게 조각된 다이아몬드가 하나하나 매달려 온 방에 극상의 아름다움을 수놓고 있었다. 왕궁의 넓다란 방바닥엔 고풍스러운 붉은 카페트가 쫙 깔려 있었고, 창문엔 금실로 짜여진 고급스러운 커튼이 걸려 있었다. 방 곳곳엔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요리들이 놓여져 있었고, 박수 한 번만 치면 언제라도 시종이 달려와 감미로운 '파르델 제 22력 18년산' 포도주를 따라 주었다.

 

크리스티앙과 함께 포도주의 향취를 즐기고 있을 때, 구석 어디에선가 '난 귀족입니다' 라고 생긴, 오만하고 건방지고 짜증나는데다가 재수까지 없는 얼굴을 한 청년이 나타났다.

 


"크리스티앙, 나랑 포도주 한 잔 하지 않겠어?"
"사양합니다."

 

크리스티앙의 단호한 대답에 청년은 똥 씹은 표정을 짓더니, 갑자기 그녀의 옆에서 포도주를 마시던 내 멱살을 잡았다.

 


"난 대공 그라이시스의 아들 파에론이다. 함부로 장래의 내 신부가 될 크리스티앙을 건들면 꽤엑-!!!!!"

 

그가 처음 멱살을 잡자 난 문명인끼리 대화로 문제를 풀어가야지 왜 폭력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지, 폭력은 폭력을 낳을 뿐 그 이상으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하려고 했지만, 그의 오만하고 건방지고 짜증나는데다가 재수까지 없는 얼굴을 보고 그의 면상을 날려버렸다. 그는 스펙터클한 효과음과 함께 창문 밖으로 날아가버렸다.

 

그 모습을 보고 크리스티앙은 통쾌하다며 박수까지 쳤고, 순식간에 대공의 아들을 호위하던 소드 마스터 20명이 내 목에 검을 겨누었다. 그리고 그 타이밍에 딱 국왕이 들어왔다.

 


"오, 무슨 일인가!"

 

국왕은 깜짝 놀라 물었고, 내 목에 검을 겨눈 20명의 소드 마스터들을 관리하는 그랜드 소드 마스터가 내 대신 대답해주었다.

 


"이 자는 대공 그라이시스님의 아드님 파에론 님을 주님이 창조하신 햇님에게 날려버린 무례한 자입니다! 이 자는 아무런 작위도 받지 못한 평민, 그런 자가 감히 귀족에게 손을 댄 죄, 죽음으로 보상해야 합니다!"
"헤에~"

 

그랜드 소드 마스터의 말을 듣고, 국왕을 따라 나온 듯 한, 고급스럽기 짝이 없는 푸른 드레스를 입은 파랑 머리카락의 공주가 비웃었다. 어떻게 저 소녀가 공주냐고 알 수 있었냐면, 국왕이나 공주나, 무언가 왕족의 포스가 풀풀 풍겨나왔기 때문이었다.

 


"아버님, 전 파르델 제 4공주의 권한으로 저 자를 기사 작위에 임명하겠습니다."
"……아무나 기사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란다, 블랑카 공주야."

 

왕이 만류하자, 공주는 시선을 내 쪽으로 돌렸다.

 


"거기 평민? 설마 아무 생각도 없이 귀족 자제를 날려버리진 않았을 테고 어디 한번 실력을 보여 봐……. 에?!"

 

공주가 '실력'이란 말을 꺼내자마자 난 검을 뽑아 1시간 15분 전에 사용했던 족히 100m는 될 것 같은 시퍼런 검기를 만들어 보였고, 공주는 사색이 된 얼굴로 중얼거렸다.

 


"저건 그랜드 소드 마스터의 경지를 뛰어 넘었잖아?! 설마 너, 울트라 하이퍼 그랜드 소드 마스터?!"
"오오오! 자네 같은 엄청난 실력자가 우리 왕국을 찾아오다니 감격의 순간이라네! 자네를 우리 파르델 왕국의 백작으로 임명할 테니, 받아주겠나?"

 

나는 잠깐 고민하는 척 하다가 말했다.

 

"받아들이겠습니다."

 

 

                     ※                     ※                     ※                    

 

 

백작으로 임명되고 난 후, 난 나에게 새로 주어진 저택 안에서 지난 1시간 40분 동안 내게 일어난 상황을 곰곰히 생각해 보려고 했지만, 마침 공주가 찾아와 생각을 접었다.

 

"따, 딱히 널 보려고 여기까지 온 건 아니니까!"

 

문 앞으로 마중을 나가자, 블랑카 공주는 고개를 휙 돌리고 얼굴을 붉혔다.

공주가 들어올 수 있도록 문을 열고, 아까 배운 대로 공손하게 뒤로 가서 인사를 하자, 공주는 고개를 휙 돌린 상태로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아깐 고마웠어."
"아, 아까 꼭 내가 널 살리려고 일부러 그런 건 아니니까!"

 

방금 전의 도움으로 갑자기 백작이 된 나는 공주에게 당연한 인사를 했지만, 공주는 이번엔 반대편으로 고개를 휙 돌리며 얼굴을 더욱 붉혔다. 공주가 입을 꼭 다물고 있었던 덕분에 저택 안엔 조용한 정적만이 흘렀고, 답답한 분위기가 싫었던 난 무슨 말이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옷이 예쁘네? 일부러 골라 입고 온 거야?"
"따, 딱히 너한테 보여주고 싶어서 입은 게 아니니까……."

 

공주는 얼굴을 더욱 붉히며, 이번엔 고개를 팍 숙였다. 이대로는 대화 성립이 불가능할 것 같다고 생각한 난 조금 더 높은 수준의 질문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여기엔 무슨 목적으로 온 거야?"
"아, 시작할께."

 

공주의 말투가 갑자기 사무적으로 바뀌었다. 아까까지의 붉어진 얼굴은 온데간데없었고, 날 바라보는 냉정한 눈빛은, 바로 아까 연회장에서의 파르델 제 4공주의 눈빛이였다.

 

"천 년 전, 이 세계에 마왕이 강림한 적이 있었어. 그 마왕의 이름은 루시퍼. 하지만 그 때 10클래스의 마법사 세 명의 원호를 받아, 역대 최고의 11클래스 그랜드 소드 마스터가 자신의 생명을 불살라 마왕을 이 세계에 간신히 봉인했어. 하지만 천 년이 지난 지금, 어째서인지 봉인이 깨지려 하고 있어. 천 년 전 마왕은 이 세계의 주민들을 학살하며 수많은 잔인한 일들을 벌였어. 마왕이 부활한다면…… 이 세계는 멸망해버릴지도 몰라. 지금 이 상황에서, 우리를 도와줄 수 있는 건 너밖에 없어, 울트라 하이퍼 그랜드 소드 마스터. 잠깐, 궁금한 게 있는데, 지금 몇 클래스야?"


"클래스?"

 

난 아까 들었던 데로, 심장 둘레의 원들의 개수를 세 보았다.

 

"20클래스."

 

공주는 그 자리에서 기절하고 말았다.

 

 

                     ※                     ※                     ※           

 

        

난 기절한 공주를 버려둘 수 없어 안아 든 상태로 허공답보로 성을 날아 마왕의 기운이 느껴지는 곳으로 날아갔다. 하늘 높이 치솟아 올라가자 아리따운 공주의 머리카락이 흩날렸고, 공주의 입가엔 어느 새 거품이 물려져 있었다. 아무래도 공주는 단정한 쪽이 낫겠다고 생각한 나는 대류권을 통과해 공기의 저항이 거의 없다는 성층권까지 올라갔다 마왕의 기운이 강하게 느껴지자 공주를 위해 천천히 착지했다.

 

먼지 하나 날리지 않고 난 정확하게 땅으로 착지했다. 그러자, 갑자기 내 눈 앞에 암울한 포스를 흩날리는 남자가 나타났다. 비만에다 음침한 인상, 잘생겼지만 비열한 눈초리를 가진 그는 내가 안고 있는 공주를 음흉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나는 마왕님의 수하인 메피스토. 마계에서는 알아주는 악마 장관이라네. 자네가 감히 마왕님을 없애기 위해 나섰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그렇게 가만히 놔둘 순 없다네. 그에 대한 죄값으로 공주를 데려갈 테니 그리 알게."

 

갑자기 메피스토가 내 눈 앞으로 다가오더니, 내 손에서 공주를 뺏어 안아 들고 순식간에 정확히 200m 뒤로 물러났다. 그 순간 기절 상태에서 회복한 공주가, 누가 자신을 안아 들고 있는지 눈치채고 소리질렀다.

 

"울트라 하이퍼 그랜드 소드 마스터 나엘 인디아나 존스 제임스 본드 레오나르도 다빈치 디카프리오, 도와줘-!!!"

 

그 순간, 메피스토는 공주와 함께 사라졌다.

 


아아, 놈은 갔지만 하지만 난 놈을 보내지 않았다. 먼저 난 마음을 가라앉히고 가부좌를 틀었다. 잠깐 동안 집중하자, 난 대기 중에 피코(pico, 10-12) 단위로 희미하게 남아 있는 그의 마력을 감지했고, 난 20클래스의 위용을 발휘해 그가 존재하는 마계로 순간이동했다.

 

마계로 순간이동하자, 옷을 홀딱 벗은 메피스토가 공주의 옷을 벗기려다가 거시기를 걷어차이고 바닥을 구르는 모습과, 공주가 메피스토를 더 때리려다가 내가 왔다는 것을 눈치채고 바닥에 주저앉아 눈가에 눈물을 머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정하게 공주에게 다가와 손수건으로 공주의 눈물을 닦아 준 나는, 메피스토가 구르고 있던 곳을 바라보고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네 이놈-! 감히 나 메피스토를 화나게 하다니! 네놈 어디 오늘 한 번 죽어봐라!"

 

어느 새 메피스토는 산양의 하반신과 뿔을 가진 거대한 붉은 악마로 변해 있었다. 그 모습과 위용은 마치 '민지왔어요 뿌우' 짤방에 나오는 악마와 흡사했다. 메피스토는 어디선가 나타난 거대한 붉은 검으로 날 내리쳤지만, 순식간에 그의 검의 방향을 간파한 나는 45도 방향으로 가볍게 피한 후 어째서인지 들고 있던 검으로 그의 배를 갈라버렸다. 메피스토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사라졌다.

 

"고마워, 네가 내 생명의 은인이야."

 

공주는 눈물을 글썽글썽거리며 내 볼에 입을 맞추었다. 그 순간, 내 눈 앞에 금발적안의 포스 넘치는 미청년이 나타나 우리 둘을 비웃었다. 그는 붉은 넥타이를 매고 검은 턱시도를 입고 있었고, 등 뒤엔 악마나 있을 법 한 거대한 검은 날개가 매달려 있었다.

 


"꼴값을 떠는군, 머저리들. 왜 날 죽이러 와 놓고 연애질이냐. 눈꼴이 시리구나."
"네놈, 네놈이 마왕 루시퍼냐-!!!"

 

그의 정체를 한눈에 간파한 난 걷잡을 수 없는 분노가 차오르는 것을 느끼며 그에게 비명을 질렀다. 그 때문에 내가 숨쉬고 있는 이 세상이 위험에 빠졌다는 걸 느낀 이상 그를 내버려 둘 생각은 없었다. 내가 지금 이루고 있는 것이 정의가 아니어도 좋다. 난 그저 내 신념을 관철할 뿐이었다.

 


"나의 검을 받아라-!!! 샤이닝 라이트 소드-!!!"

 

나의 긍지가 실린 검이 눈부신 빛으로 타오르며 엄청난 검기를 내뿜었다. 내 검기는 족히 대류권, 성층권을 넘어 중간권에 다다랐으리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내 검기는 대기마저 가르고 있었다. 하지만,

 


"네놈의 실력은 그것뿐이냐?! 내가 진정 강한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마-!!! 다크 소드 오러 블레이드 마스터리 업그레이드 컴플리트!!!"

 

마왕이 내 검을 보고 또 비웃으며 자신의 마력을 검에 불어 넣자, 난 경악을 금치 못했다. 마왕의 검에서 솟아 나온 칠흑 같은 검은 어둠은 중간권을 넘어 열권에 도달해 있었다. 그가 숨을 쉴 때마다 주위가 뒤흔들렸고, 그가 팔을 가볍게 움직일 때마다 대기가 진동했다. 그가 날 노려보자, 난 세상이 멈추는 것을 느꼈다.

 

여기서 질 수 없다고 생각한 난 내 샤이닝 라이트 소드를 들어 마왕을 향해 휘둘렀다. 하지만 내 검을 바라보고 있으면서도, 마왕은 피하지도 않고 나를 향해 그의 검을 맞부딪혀왔다.

 


―콰지지지지지징-!!!
"크으아아아아아아아아악-!!!"

 

그 순간 온 세상이 흔들리고 대기가 진동했으며 강력한 폭풍이 몰아쳐 전방 100m 이내의 모든 풀과 나무들이 뽑혀나갔고, 난 저 하늘 높이 날아가 쓰러졌다. 그 모습을 보고 마왕은 활짝 웃으며 나에게 질문했다.

 


"네놈은 고작, 고작 고작 20클래스다. 겨우 20클래스 주제에, 100클래스가 넘어가는 날 이길 순 없다!!! 이 정도 힘은 있어야 마왕 노릇을 해 먹지!!! 으하하하하하하!!!"

 

마왕이 더럽게 쪼개는 소리는 마계를 넘어 인간 세계에 울려퍼졌다. 난 20클래스의 위용으로 인간계의 모든 인간들과 동, 식물들이 두려움에 떠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난 눈을 감으며 마력이 사라지고 없는 검을 손에서 놓으려고 했다. 그 때, 공주의 옥구슬 굴리는 듯 한 낭랑한 목소리가 사라져가는 나의 의식을 붙들고 있었다.

 


"안 돼요! 당신만이…… 당신만이 우리들의 마지막 희망입니다! 이 세계를 위해서, 우리 모두를 위해서, 다시 한 번만 힘을 내 주세요!"
"우오오오오오오-!!!!!"

 

공주의 말을 듣고, 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할 수 없었다. 나 하나 뿐이라면 여기서 그냥 포기했겠지만, 세계를 구원하기 위해선 온 힘을 다하는 수밖에 없었다. 난 마지막 숨겨진 능력, 내 스스로를 깎아 먹으며 최후의 일격을 날리는 방법을 선택했다.

 


"우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네, 네놈, 뭐냐?!"

 

갑자기 내 몸 주위에서 끓어오르는 마력을 보고 마왕은 급당황하며 외쳤다. 당연했다. 난 순간적으로 내 체내의 마력을 폭발시켜 주위의 마력을 끌어모으는 초초초초(初剿招超)필살기를 사용했기에, 순간적으로 20 곱하기 20 클래스인 400클래스가 되어 있었다. 내 타오르는 검기는 열권을 가뿐하게 넘어 있었다. 검기를 조금 더 불어넣자, 검기가 어느 행성에 꽂히는 것마저 느껴졌다. 난 어느새 신검합일의 경지에까지 이르렀던 것이다.

 


"받-아-라 마와아아아앙-!!!!!"
"끄아아아아아아아아-!!!!!!!"

 

 

분노와 한국인의 한의 정서, 그리고 인간 세계의 모든 목숨의 무게를 실은 내 일격이 직격으로 날아오는 것을 보고 자신의 '다크 소드 오러 블레이드 마스터리 업그레이드 컴플리트'로 어떻게든 막아보려던 마왕은 검기째 반으로 썰려 빛으로 화했고, 멈추지 않는 내 검기는 어느 새 마계 행성 전체를 반으로 갈라 버렸다. 지금, 마계의 세상이 멸망하기 시작한 것이다.

 


자신의 세계가 붕괴되어 가는 것을 느낀 악마들이 사방팔방에서 몰려들었다. 주변을 살펴 보니, 아니 살펴볼 것도 없이 악마들이 꾸역꾸역 몰려들어 한 줄기의 빛조차 비치지 않아 나는 세상이 완전히 검어진 것처럼 느꼈다. 내 앞에 몰려 든 35억의 악마들이 일시에 나를 공격했다. 사각 따윈 없었다!!!

 

""""""""""""""""파이널 샷-!!!!!""""""""""""""""

 

하지만 그 공격들마저 45도 각도로 가볍게 피해 버린 나는, 검 위에 똘똘 뭉쳐 응집되어 있는 검기를 모조리 폭발시켰다. 순간적으로 내 주위에 엄청난 빛이 터져나가며 주위의 35억의 악마들을 모두 먼지로 만들어버렸다.

 


"……끝났네요. 사실, 저는 처음 본 순간부터 당신을……."
"긴 말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나는 어째서인지 내 품에 안겨 있는 공주를 은은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공주가 입을 맞추는 시늉을 하며 싱긋 웃자, 난 그녀와 진하게 키스를 나누었다.

 


"저, 첫키스에요."
"저도 처음입니다."

 

난 공주를 내려놓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마계가 흔적조차 남지 않은 관계로 공주를 안은 상태로 인간계로 순간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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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이 글이 널리 퍼지면 현재의 '판타지 7대 금서'가 8대 금서로 바뀔지도 모르니 널리 홍보를.(?)

ps2. 「본격 먼치킨 대항 계획」작성 중입니다.

...내용이 좀 엄해질 듯 하니 차마 유키노에는 올리지 못하겠고, 올린다면 12금 버전으로 퇴고해야겠죠. 아마.


  • ?
    Randomist 2010.04.30 00:25
    제목보고 '오오, 그때 그거랑 다른건가' 라고 생각했지만,
    그때 그거군요.
    2탄은.....(응?)
  • ?
    Randomist 2010.05.01 00:51
    보스 좀머
    부보스 올포냥

    이런거 재밌겠......(응?)
  • ?
    Kalliel 2010.04.30 23:46

    네이버 검색창에 '카르자크'나 '좀머'  등을 검색해서 나온 자료들을 구성해서 한번...;

  • ?
    Randomist 2010.04.30 15:30
    엄한(....) 내용이라......
    본판은 메일로 좀......(응?)
    달빠 대륙 여행기도 재밌(..)겠네요^^
  • ?
    Kalliel 2010.04.30 00:31
    먼치킨 대항 계획은 약간 엄한(...) 내용이 들어갈 것 같아서 유키노엔 아동용 버전으로 퇴고한 걸 올릴 듯 한데^^;;
    대략 달빠 대륙 여행기도 구상하고 있는 중. 크크크큭...킥...딸꾹...쿡...죽여버리겠어...크큭 파쇄권!!! 뭐 이런 내용...이랄까?!
  • ?
    CityDragon 2010.04.30 00:59
    2탄 준비 하시고 계신 건가요......;;; ㅋ
  • ?
    Kalliel 2010.04.30 23:45
    아하하^^:; 각 편의 연관성은 없지만, 양산형 소설들을 돌려서 비판한다는 점은 같으니;: 2탄이라고도 할 수 있으려나요^^`
    아무튼 시험도 열흘밖에 안 남았겠다, 최선을 다해!(?)
  • ?
    MagiNus:: 2010.04.30 16:14

    고, 고삼의 잉여....!

  • ?
    BomBer 2010.05.01 11:49
    피차일반일까요...
  • ?
    Triton Ex 2010.05.01 00:00
    그거나그거나....군요....
  • ?
    Kalliel 2010.04.30 23:46
    시, 시험기간에 소설 쓴 건 마찬가지 잉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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