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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막 [序幕]  ≪단 하나 뿐인 안드로이드≫

어두컴컴한 연구실의 한 켠. 자판을 미친 듯이 두드리고 있는 한 과학자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과학자는 높은 신분이었다. 백작이었던 그는 여자에게 인기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혼자였던 그는 자신을 배신하지 않고 영원히 함께 해줄 로봇을 만들기로 했다. 그리고 마침내 백작이자 과학자인 그는 안드로이드를 만들었다. 지금까지 세상에 나온 어떠한 안드로이드보다 사람과 비슷하다. 생각을 할 수 있고, 감정이 있으며, 자란다는 점에서 인간과 같았다. 하지만 로봇은 로봇. 굴레를 벗어날 수 없었다. 신체의 최대 발전은 가장 많이 자랐을 때! 퇴화를 하는 기능은 만들 수가 없었던 것이다.

"드디어 완성이다!"

그가 말과 동시에 붉은 빛을 내는 버튼을 누르자 주위로 관 속에 차있던 액체가 한꺼 번에 흘러나왔다.
안드로이드에 감정과 생각을 부여하는 것은 법적으로 제재를 받았다. 그러나 과학자의 눈에는 그런 건 거슬리는 하나의 장애물에 불과했다. 가볍게 그 장애물을 무시하고 비밀리에 만들었다. 인간과 가장 비슷하게 만듬으로써 그 장애물을 피해보겠다는 것이었다.
시험관 안에 있던 안드로이드는 눈을 떴다. 처음으로 태어났을 때, 5살 여자아이의 몸이었고, 최종적으로 다 자라났을 때는 17살의 소녀의 체중, 키, 특징과 가장 비슷하게 만들어졌다.

"......"

안드로이드가 천천히 걸어나오는 것을 보고 과학자는 자신이 만들어낸 창조물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
'이제는 혼자가 아니야. 이렇게 같이 해줄 내 딸이 생겼으니까.'
하지만 그의 생각은 오래가지 못했다.
안드로이드는 5살의 아이의 키, 체중과 비슷하기 때문에 얼핏 보면 인간과 똑같다.

"불법은 이제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나?"

과학자는 깜짝 놀라서 뒤로 돌아봤다. 출입구 쪽에서 누군가가 걸어오고 있었다.
발걸음 소리가 더 자세히 들려올수록 과학자의 등에서는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그는 자신의 창조물인 안드로이드를 품에 안았다. 처음 안아봤지만 얼마나 사랑스러웠는지 걸음소리도 순간 잊어버릴 정도다.

"언제까지 그런 추잡한 짓이나 하고 있을 생각이지? 닥터!"

제대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과학자는 다시 고개를 돌렸다. 거기에는 자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이자, 자신을 가장 많이 도와주던 그의 친구, 암호명 DS가 벽에 기대어 있었다.

"이번에도 실패한 모양인데 그만 하시지. 몸 걱정도 하고 살아라고."

과학자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저 사람이라면 믿을 수 있다는 믿음이 그의 머릿속에 깊게 인식되어있었기 때문이다.
과학자의 모습은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다. 얼마나 안 빨았던지 때가 묻어서 검게 변한 가운, 발명을 위하여 식사도 제대로 하지 않아서 피골이 상접한 얼굴, 기름기가 흐르는 머리. 아마 그가 밖으로 나간다면 백작이라는 말보다는 거지라는 말을 더 많이 들을 것이다.

"안 그랬다가는 죽을 테니까."

과학자는 그를 보면서 웃었다. 그런데 그 웃음과 동시에....

그의 유일한 친구이자 가장 믿음직한 동료이자 연구를 가장 자세히 지켜봐주던 그의 손에는 어느새 총이 있었다.

"이렇게 말이야."

과학자의 가슴에 정확하게 명중되었다. 안에는 뾰족한 총알이 없다. 있을 리가 없었다. 그것보다 더 잔인한 총알이 들어있었으니까.

"설마....네가 나를.....!"

과학자의 눈이 부릅떠졌다. 그리고 점점 피거품을 물더니 쓰러졌다.

"미안하지만 나는 네 동료이자 친구이기 전에 나라의 개야. 친구."

끝내 눈을 감지 못하고 죽은 과학자를 애도하며 그는 과학자가 끝까지 품에서 놓지 않는 아이를 봤다.
'애가 있었던가....'
꽤 심한 건망증이 있던 그는 앞에 있는 아이가 과학자의 아이라는 것을 대충 짐작했다. 왜냐하면 그 아이는 과학자가 죽은 걸 보면서 울고 있었기 때문이다.

"애야. 너희 아버지는 잘못을 하셔서 그런 거야. 그러니까 할 수 없었어."

안드로이드는 과학자가 입력한 슬픔이라는 감정으로 느끼면서 동시에 복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리고 안드로이드의 머릿속에 입력된 여러 가지 정보들이 얽히고 얽히면서 해답을 찾았다.
'앞에 있는 사람이 내 소중한 사람을 죽였다. 그러니 죽여라.'
안드로이드는 흐느끼다가 일어나 그와 똑바로 마주봤다.

"자. 이제 나랑 가자. 혼자 있다가는 큰일 난단다."

안드로이드는 그가 내미는 손을 쳐냈다. 뒤로 물러났다가 뒤에 있는 수많은 액체 질소들이 흐르는 선을 보거 해답을 찾아내고 그 선을 뽑아 그에게 뿜었다.
아이가 그런 행동을 할 줄 몰랐던 그는 당황하면서 뒤로 물러났지만 액체 질소가 이미 그에게 닿아버렸다. 얼어가는 자신의 손과 몸, 다리를 보면서 비명을 질렀다.
아이는 액체 질소가 있는 선을 다시 뽑아 그를 향해 뿜었다. 그의 머리부터 발까지 모두 얼고나서 열원 반응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했다.
복수라는 생각이 안드로이드에게서 사라지자 그와 동시에 죄책감이라는 감정과 후회라는 감정이 쏟아져나오며 안드로이드는 다시 울었다. 하지만 로봇.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냥 흐느낄 뿐이었다.

"나는 그냥 살고 싶었어. 살고 싶었어. 살고 싶었어."

그렇게 자신을 위로했다. 아무리 안드로이드라지만 5살 아이로 본다면 감당할 수 없는 일이었다.

"내 소중한 사람을 죽였으니까."

안드로이드는 그렇게 자신을 위로하면서 그 곳을 벗어났다. 그리고 안드로이드가 설치 해놓은 시한폭탄이 터지면서 그 연구실에 있던 기계들이 연달아 폭발을 일으켰고, 연구실은 그렇게 아예 무슨 일이 있었는지조차 알 수 없게 되었다.

- To be continue -

  • ?
    제로스 2008.07.04 23:25
    왠지 끌리는 이야기 내용
  • ?
    연필물고아잉 2008.07.04 23:50
    뚜비 컨티뉴...
  • ?
    루아[淚兒] 2008.07.05 16:51
    소중한 사람이 죽었을때는 복수를..
    그에 합당한 복수를. 그것은 그 누군가만이 아닌,
    소중한 사람이 죽게 된 모든 상황에 대한 복수가 만들어 집니다
    [보통은 그래요 ㅇㅅㅇ/개인적인 생각 아닌가?/그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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