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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리와 아이필드의 정략결혼에 관한 열띤 토론은 30분이 지난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문화권이 다른 두 명이 맞붙으면 엄청 격렬해지는 구나. 
그동안 나는 이실씨('황금 사과'의 주인인 노인. 유리와 아이필드의 토론도중 대화를 하며 약간 친해졌다.)가 가져다주는 녹차나 홀짝이고 있었다. 슬슬 말려야겠다.

 "4차 시험에 대한 이야기 해줘? 말어?"

 "해줘야지!"

 "해주세요!"

 애들 싸움 달래는 데는 사탕이 제일입니다.

 일단 둘을 진정시키고 교장에게 들은 이야기를 해줬다.

 "다섯 명이서 같이?"

 "그래, 다섯 명의 이름을 가지고 오랬어."

 "두 명 모자란데 채울까요?"

 "그건 고민 좀 해보자."

 사람이 늘어나면 통제가 힘들어진다. 지금 이 둘도 데리고 다니려면 고생 좀 할 것 같단 말이지. 
그리고 실력자가 필요한데 찾기도 힘들고.

 "아 너희 합격자들 명단 알고 있어? 훑다보면 이름 좀 알려진 사람 찾을 수도 있고."

 "오비아스씨가 교장 선생님과 같이 가고 나서 발표되긴 했는데. 1123명의 이름을 외우지는 못하죠."

 1123명 합격인가. 모른다면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앞에 놓인 녹차를 한 번에 들이킨 후 자리에서 일어난다.

 "나 합격자들 명단 구해올게. 여기서 기다려."

 이실씨의 배웅을 맞으며 '황금 사과'의 문을 열고 나선다. 서쪽구역이지 여기. 
북쪽으로 가야겠군. 표지를 보고 북쪽으로 향하려 하자 여관 문을 열고 유리와 아이필드가 나왔다.

 "나도 데려가!"

 "저만 놓고 가실 수는 없습니다!"

 하아. 내가 말했잖아 저 둘 데리고 다니기 힘들 거라고.

 "알아서 따라와."

 애도 아니고 알아서 따라오겠지.

 

 그렇게 두 명을 뒤에 끌고 30여분을 걸어 목적지의 입구에 도착했다. 
뒤틀린 골목. 낙서로 가득한 벽면. 온갖 오물들과 쓰레기로 넘치는 바닥. 
황도의 자랑 슬럼가다. 다른 평범한 슬럼가와는 다르다. 
극빈자와 범죄자들로 이루어진 슬럼가는 어디에나 있다. 
하지만 온갖 수상쩍은 가게들과 마법사들, 요상한 직업들을 가진 자들이 모여 있는 곳은 황도의 슬럼가 밖에 없다.

 황도의 슬럼가가 얼마나 유명하냐면 가끔씩 황족들이나 고위 귀족들이 방문한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다. 
내가 보기엔 사실이나 다름없다. 가끔 들어가면 평민은 아닌 것 같은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면 귀족들이 방문하는 건 확실하다.

 "슬럼가인가요? 이런 곳은 처음인데."

 "헤, 세레나는 슬럼가가 처음이야?"

 "유리양은 와 본적 있나요?"

 "황도는 처음이지만 다른 도시의 슬럼가라면 가본 적 있어."

 저 둘은 언제 저리 친해졌지. 

 "황도의 슬럼가는 다른 곳과는 달라. 조심하는 게 좋을걸. 
대부분 처분했지만 노예 잡이들도 있다는 것 같고."

 "노예 잡이도 있어?"

 "소문이지만 조심해서 나쁠 건 없지."

 노예제도 자체는 대륙의 모든 국가가 금지하고 있지만, 어디나 법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 인간들이 있단 말이지.

 유리와 아이필드의 표정이 변했다. 겁먹은 것 같다.

 "너흰 마법사잖아. 걱정 안 해도 돼."

 내가 앞서서 골목길로 들어가자 나머지도 따라왔다. 좁고 이리저리 휘어져 있는 골목을 따라 다시 10분. 
목표했던 장소에 도착했다.

 벽돌로 만든 단층 건물. 창문도 없이 그저 나무문만이 투박하게 설치되어 있다. 
수많은 낙서만이 있을 뿐 어떠한 표지도 되어 있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여기 맞아? 아무것도 없는데?"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는 그렇겠지. 하지만 '그들'의 표식을 읽을 줄 아는 사람들에게는 무엇보다도 확실한 장소이다. 
주변 벽에 그려져 있는 태양과 달 모양의 낙서는 이 근처가 '그들'의 영역임을 나타내고, 활과 검의 낙서는 이 건물이 '그들'과의 접선 장소라는 것을 의미한다.

 "입 다물고 따라와."

 문을 열고 들어간다. 유리와 아이필드가 뒤따라 들어오자 문이 스스로 닫혔다. 
문이 닫혀 햇빛이 들어오지 못하자 광원이 없는 건물 안쪽은 캄캄한 밤과도 같았다.

 "「광……." "마법 쓰지 마!"

 유리가 마법을 쓰기 전에 막아서 다행이다. '그들'의 영역에서 마법을 쓴다는 건 전쟁 선포나 다름없다. 
처음 방문이라 죽이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고문 받는걸 좋아하진 않아서.

 "「어둠속에서 빛을 섬기는 자들이여. 그대들의 친우이며, 관찰자이며, 적대자인 붉은 유성, 죽음을 선포하는 자, 폭식의 주인인 나 제이 오비아스가 왔으니 모습을 드러내라.」"

 룬어로 긴 문장 말하는 건 아직 힘들군.

 "룬어를 그렇게 긴 문장으로?"

 "절반 밖에 이해 못했어."

 대부분의 마법사들은 룬어를 마법 발동 때 단어 단위로 말한다. 
그렇다 보니 단어는 잘 구사해도 문장의 구성에 필요한 주어나 목적어 어조사를 구사하는 능력은 떨어지기 마련. 
나야 필요해서 배웠지만.

 "「오랜만이군. 붉은 유성.」"

 어둠 저편에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래 오랜만이다. 해초의 노래.」"

 "「불을 밝혀라.」"

 명령을 내리자 벽에서 횃불들이 나타났다. 어두운 곳에 익숙해있었던 눈이 잠시 빛에 적응하고, 내 앞에 서있는 자를 보았다.

 인간이 가질 수 없는 푸른색 머리와 금빛 눈동자. 허리까지 내려오는 장발을 가지고 있다. 
인간과 다를 것 없어 보이지만 가장 큰 차이가 있다.

 "이마에 눈이……. 엘프?"

 "엘프 맞아."

  엘프. 대륙 최남단의 극지에 사는 종족. 인간과의 접촉은 거의 없지만 그건 일반에 알려진 정보일 뿐. 
실제로는 대륙 곳곳에 자신들만의 구역을 만들어 이런저런 일을 하며 생활하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인간과 다를 것이 없지만 이마에 세 번째 눈이 달려있다. 
마나 그 자체를 뚫어 볼 수 있다는 엘프의 눈. 이 눈 때문에 마법을 사용하는 사람을 적대한다. 
마법은 자연의 마나를 뒤트는 역겨운 행위 라는게 그들의 말. 일종의 신앙이다.
원래라면 평범한 인간이 내가 만날 일은 없었지만 어쩌다보니 엮였다.

 "「붉은 유성. 이곳에 온 용무는?」"

 엘프의 언어는 룬어. 이들과 대화하기위해서 룬어를 미친 듯이 공부했었다. 
그건 중요한 게 아니니 필요한 일부터 처리하자.

 "「이번 고등 마법학교의 3차 시험 합격자의 명단이 필요해.」"

 내 부탁에 「해초의 노래」는 한숨을 쉬었다.

 "「우리들을 그런 용무로 사용하는 인간은 너밖에 없을 거다. 잠시 기다려라 금방 작성해주지.」"

 "「부탁 좀 할게.」"

 「해초의 노래」는 내 대답을 듣기도 전에 뒤로 돌아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제이!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오비아스씨! 설명이 필요해요!"

 "나중에. 나중에."

 설명 해주긴 해야 되는데 어디부터 해야 되나. 고민은 나중에 하라고 있는 거다. 나중에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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