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24 03:05

게으름

조회 수 49 추천 수 0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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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길가에 등불이 하나둘 켜진다.
한 여자가 넓은 천으로 얼굴을 가린 채 서둘러 걷는 모습이 보인다.
등불의 짧은 가시거리로 여인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기계 같은 움직임이 영 느리고 어색해 보인다.
그 마을에는 기분 나쁜 소문이 돌고 있었다. 하루에 한 번씩 괴한이 나타나 밤길에 보이는 여인들을 죽인다는 소문이었다.

그녀는 속으로 걸음 수를 세 가며 소문의 이야기를 잊으려 애썼다.
'48…. 49….'

"후욱…. 후욱…...."

빛이 닿지 않는 어두운 골목 사이에서 걸어오는 그녀를 기다리는 한 남자. 그는 거친 숨을 내쉬며 그녀를 주시했다.

'56…. 57….'

"하아…."

'59….'

골목의 어둠에 몸을 숨기고 있던 그는 주머니에서 짧은 칼을 꺼내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그녀는 60번째 걸음을 세지 못하고 비명을 지른다.
"꺄아아악!!"

남자는 칼을 치켜들었다.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여자는 머리를 감싼 천을 풀고는 무릎을 꿇고 그에게 빌기 시작했다.
남자는 익숙하게 칼을 돌려 잡고는 그녀의 목에 갖다 댄다.

"넌 어차피 곧 죽어 제발 귀찮게 하지 마. 그래 봐야 이 시간에는 아무도 안일어나니까"

그녀는 남자가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말을 할 때에 천을 그의 얼굴을 향해 내치고는 잽싸게 일어나 도망치기 시작했다. 빠르게 뛰어도 삐걱거리는 그녀의 움직임은 여전히 어색해 보였다.

"꺄아아!! 살려주세요!!! 살인마…. 살인마가 쫓아와요!!!"

그는 칼을 들고 빠르게 그녀를 쫓아갔다. 거리가 점점 좁혀들 즈음 그녀의 몸에서 무언가가 부서지고 끊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끄윽…! 살려줘요…."

이내 '퍼석'하는 소리와 함께 몸과 머리가 분리된다. 머리는 곧 철퍽 거리는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다.

"젠장……."

칼을 든 그는 목이 찢겨 나간 그녀의 몸을 내려다본다. 붉은색의 등불에 간신히 보이는 그녀의 몸의 관절은 흉측하게 뒤틀려 있다.

그때 뒤에서 마을의 경찰이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경찰 두 명은 칼을 든 남자의 팔을 잡아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들고온 등으로 그녀의 시체를 확인한 경찰 두 명은 얼굴이 사색이 되어갔다.

"너 같은 쓰레기들을 이해할 수가 없군."
경찰 한 명이 그를 끌고 가며 손목을 꽉 잡으며 중얼거렸다.

"그래 하지만. 이걸로 괴소문은 사라지겠지."
반대쪽의 경찰이 나지막이 말했다.

잡힌 살인마는 꽉 죄인 손목이 아픈지 경찰의 손을 힘으로 쳐내며 음흉하게 웃었다.

"후…. 이래도 나는 결국 풀려나게 될 거야. 괴소문은 사라지지 않아. 정확히 다음 이 시간에 다시 나를 잡게 될 거다. 하지만 결과는 똑같겠지."

"너희들은……. 나 없이는 아무것도 못 하는 쓰레기들이니까."

살인마는 경찰에 의해 건물로 끌려갔고  건물의 문은 이내 자연스럽게 닫혔다.



  • ?
    운영자 2015.10.24 14:18
    살인마랑 괴소문은 뭐였던 건가요?
  • ?
    Atikan 2015.10.24 18:56
    알람 시계, 솜방망이 처벌을 소재로 사용했습니다
  • ?
    Atikan 2015.10.24 18:59
    여기저기 복붙하느라 엄한 주석이 같이 달렸네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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